"완전한 트럼피즘 폭풍 온다"…재미 석학의 조언

[인터뷰]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①
입법·행정·사법 모두 장악
美 우선주의 1기보다 강화
북핵협상서 패싱당할수도
  • 등록 2024-11-08 오전 5:00:00

    수정 2024-11-08 오전 8:28:5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트럼피즘은 한동안 미국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다. 1기 행정부 때와 달리 입법·행정·사법을 모두 장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완전한 트럼피즘을 내세울 것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사회학과 교수)은 6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트럼피즘이 잘못됐다고만 볼 게 아니라 이제는 객관화해서 봐야 한다”며 “현상 자체를 무시한다면 굉장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20여 년간 스탠퍼드대에서 아시아태평양 연구를 총괄하는 신 소장은 한미 동맹, 남북, 미중 관계 등에 정통해 워싱턴 정가에서 지명도가 높은 재미 석학이다.

신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이익 기반을 바탕으로 파트너 국가들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반이민, 경제 이슈를 기반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상당한 지지를 얻으면서 트럼피즘이 더욱 퍼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며 “1기와 다르게 당을 장악했고, 동시에 상·하원 석권, 사법부까지 삼권을 모두 쥐며 완벽한 조건이 마련됐기에 더욱 강력하게 통상, 외교·안보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신 소장은 “비핵화 협상에 미련이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협상(딜)을 끝내고 싶어할 것”이라며 “다만 북핵기술이 보다 고도화됐고 레버리지가 생긴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한국은 난처할 수 있고, 자칫 패싱 당할 우려가 있다”며 “핵무장 카드 등을 고려해 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분열된 한국은 약한 고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강력한 트럼피즘 폭풍이 오는 상황에서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최소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같이 협력해야 하는데, 한국은 지금 심각히 분열돼 있어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이 줄 수 있는 것,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철저히 국익 기반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어설명: 트럼피즘

국제적 약속보다 미국우선주의를 옹호하며 민족주의·포퓰리즘·산업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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