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경제 위기에 삼성전자 노조만 예외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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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6-04-03 오전 5:00:00

    수정 2026-04-03 오전 5:00:00

삼성전자에 총파업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회사 측이 제안한 업계 최고 성과급 지급안을 거부한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라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달 23일 노조와 전영현 부회장의 회동 이후 타결의 희망을 안고 지난 26~27일 진행된 임금협상 집중교섭마저 중단되면서 5월 파업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종 집중교섭에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업계 1위를 달성하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경쟁사 이상의 성과급 지급률을 보장하는 특별포상을 제안했다. 사측 제안대로라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실질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50% 상한을 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특별포상이라는 방식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아예 성과급 상한을 영구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벌써부터 이달 23일에 있을 집회에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모으기 위해 이 집회에서 조합비 일괄 공제인 ‘체크오프’를 단행해 조합원 신분을 공식화하고 5월 파업 참여율을 사업부별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향후 성과급이나 근로조건 개선 요구에서 제외하겠다는 압박도 가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처음으로 파업을 겪었던 적이 있지만 이번엔 양상이 또 다르다. 참여율이 저조했던 첫 파업 때와 달리 지금은 노조 가입률이 절반을 넘긴 데다 3개 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약 5만명이 DS부문 소속이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노조 측도 파업에 돌입하면 평택 공장 생산량의 절반이 영향을 받아 회사가 10조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침 총파업을 예고한 시기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할 HBM4 양산이 집중된 때다.

HBM 준비 부족으로 2년여를 고전하다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 초호황에 인공지능(AI) 메모리시장 선점 시동을 건 삼성전자다. 대대적 설비투자, 주주들에 대한 이익환원, 내부인재 유출 방지와 사업부 간 위화감 해소 등 엄청난 고차 함수를 슬기롭게 풀지 못한다면 어렵게 잡은 기회마저 날려버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조원 전쟁 추경 편성도 모자라 긴급재정경제명령 활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한국노총을 찾아 위기 앞에서 노사 간 휴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 국민이 위기 극복 동참을 요구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만 예외일 수 없다. 회사도, 근로자도 공존하기 위해 한 발씩 양보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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