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이데일리가 오는 24일 발표되는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0.1%(중간값)로 집계됐다. 겨우 역성장을 벗어나는 정도일 것이란 판단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1%로 전망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통상 리스크 충격파가 예상보다 커졌다면서 1분기 역성장을 시사했다.
한은이 지난 17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5년 4월)’에 따르면, 대내외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올해 연간은 물론 1분기 성장률이 애초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 0.2%를 밑도는 것은 물론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다.
1분기 국내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경제심리가 위축된 것은 물론 대형 산불, 일부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 고성능 반도체(HBM) 수요 이연 등 일시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했다는 판단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의 마이너스 전환으로 상품수지 기여도도 약화되며 대내외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당분간 대외부문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며, 기업심리 부진으로 투자 회복 기대감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가 건설불황 장기화를 전망치 하향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건설투자 성장기여도가 올해 1분기까지 마이너스를 나타낸다면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 개선세가 밋밋한 상황에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더 부진한 양상”이라면서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1분기까지 이어진데다 산불 피해 등 존재,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2분기 수출 데이터도 추가적인 둔화가 우려된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수출경기 둔화 속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가 저성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은 1.1%로 전망했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1.5%)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0%대 성장률을 내다본 응답자도 있다. 이미 JP모건과 캐피털 이코노믹스(CE), 씨티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최근 한국의 연간 성장률로 잇따라 0%대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처럼 올해 연간 0%대 성장 우려가 짙어지면서 정부가 재난 대응 및 경기 진작을 위해 추진하는 긴급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조속히 편성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다만 이번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포인트에 그칠 전망이라 향후 추가부양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조원 추경 집행 시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번 필수 추경 재원은 12조 2000억원 규모다.
최 연구원은 “추경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성장률 부진의 완충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경 규모가 GDP대비 1%를 크게 초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금리 인하도 내외금리차와 금융안정 고려할 때 인하 여력에 한계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 등 부양책 집행 지연으로 내수 하방 압력 증대될 수 있다”면서 “수출 역시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속한 부양책 집행만이 그나마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