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인자, 당정 대표단 이끌고 방북…관계 개선 모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이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가운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창 총리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초청을 받아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했다고 9일 보도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 (사진=AFP)

리 총리의 북한 방문은 오는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조선노동당 창당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리 총리가 9~11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북한 정부 초청으로 리 총리가 경축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당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도 점쳐졌으나 최종적으론 국가서열 2위인 리 총리가 참석하게 됐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전세기에 탑승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내각 총리인 박태성은 당과 정부의 고위 관료를 이끌고 리 총리 일행을 맞이하는 환영식을 열었다. 리 총리와 박 총리는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다.

리 총리는 “중조(중국과 북한) 양국이 산과 물로 연결된 사회주의 이웃 국가로 깊은 전통적 우정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몇 년 간 시진핑 총서기와 김정은 총서기의 전략적 지도와 직접 추진 아래 중조 관계는 새로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점을 언급한 리 총리는 양국 최고 지도자들이 성공적으로 회담했으며 일련의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리 총리는 “중국측은 양국 최고지도자가 도달한 중요한 합의를 잘 이행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긴밀한 교류를 유지하고 우호 협력을 추진해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는 데 더 크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북한과 중국은 코로나 사태 국경 봉쇄와 북·러 공조 강화로 한때 관계가 소원했으나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다시 개선되는 모습이다. 북한이 사실상 국경 봉쇄를 풀고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중국과 접촉도 잦아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일 8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각국 고위급에 초청장을 보내며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한국 군당국은 북한이 이때 수만명 규모의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