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영업중인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3곳에게 더이상 독립법인으로 활동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중국업체와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엘링크링거(ElringKlinger)사의 슈테판 볼프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독일 신문 ‘슈트트가르트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몇몇 독일 자동차 부품사들에게 이같이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법인을 독립적인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독일 차 부품업체들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에 사업하기 위해서는 중국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들라고 했다”며 이로 인해 합작사를 찾아야할 독일 업체가 최소 3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업체들이 이같은 통보를 받았는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는 독일 차 부품업체들 가운데 가장 큰 기업은 보쉬(Bosch)와 콘티넨탈 등이다. 해당 업체들은 이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있다.
볼프 CEO는 이같은 중국 정부의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중국 기업들과 50대 50으로 합작하게 된다면 우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이 침해당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지적재산권이 사실상 몰수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계 자동차 관련 매출의 50% 가까이가 중국에서 발생하면서도 중국 업체들이 이득을 거의 못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같은 합작법인 요구는 중국 기업들이 독일 업체들의 노하우와 혁신을 따라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駐)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이 외국 기업들에게 강력한 행정적인 협박 전술을 쓰고 있다”며 “이는 외국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불공정한 처사”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