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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제가 할머니랑 사는데 최근에 친구들이 저한테서 할머니 집 냄새가 난다고 한다. 할머니 집 냄새는 무슨 냄새냐?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11년 차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A씨가 해당 글에 “저도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고, 할머니랑 19세 때까지 침대에서 같이 잤다. 그래서 할머니 냄새를 너무 잘 안다”면서 장문의 답변을 남겼다.
A씨는 “할머니 냄새는 그리운 냄새, 곁에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넉넉해지는 냄새, 많은 걸 받아줄 것 같아서 자꾸 툴툴거리게 되는 냄새다. 저한테는 그런 냄새”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친구 중에서 할머니랑 같이 안 사는 친구들이면 할머니를 잘 몰라서 놀리며 말하는 걸지도 모른다. 질문자님은 친구들과 다르게 할머니를 잘 알지 않느냐. 우리 할머니 냄새, 할머니한테 가야지만 맡을 수 있는 냄새”라고 다독였다.
A씨는 또 “저는 할머니가 너무 나이 드셔서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 할머니 옷장을 열었는데 할머니 냄새가 나서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며 “할머니 옷을 다 정리하니 더는 맡을 수 없더라. 질문자님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냄새가 될 것”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체크리스트는 ▲매일 양치한다 ▲매일 한 번은 샤워와 머리 감기를 한다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손톱과 발톱을 일주일에 한 번씩 자른다 ▲세수할 때 귀 뒤와 목뒤도 비누로 닦는다 ▲겨울 점퍼의 손목에 때가 타면 2주에 한 번씩 빨아 입는다 등이었다.
끝으로 A 씨는 “고맙다. 저도 오랜만에 우리 할머니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답변을 본 아이는 “글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감사하다. 읽으면서 눈물이 엄청 난다”며 A 씨의 답변을 채택했다.
세심한 A씨 답변이 뒤늦게 재조명되자 누리꾼들은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답변이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너무 그립다” “따스하고 깊이 있는 답변 해 주신 쌤 덕분에 눈물 난다” “다 큰 어른도 위로받고 간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