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대권 잠룡 후보로 꼽히는 김부겸 전 총리가 영화로 청년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청년층으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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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최근 흥행 중인 영화 ‘하얼빈’, ‘소방관’ 등을 통해 청년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 극장에서 영화 하얼빈 상영회에 참석한 데 이어 14일 대구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 소방관을 관람했다. 대구 CGV아카데미에서 진행된 소방관 상영회는 ‘대구새희망청춘포럼’이 주관한 것으로 김 전 총리는 포럼의 초청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 측은 “형식적인 일회성 간담회에서 청년들이 속내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면서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 속 메시지를 나누며 교감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하얼빈을 관람한 후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안 의사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를 합방한 원흉을 척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미 그 무렵에 ‘동양평화론’이라는 조건과 중국, 일본이 평화롭게 잘 살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분이다. 그때 나이가 31살밖에 안 됐다”며 “늘 어려울 때마다 한 집단을 살리는 것은 청년들의 위기와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탄핵 정국에 길거리에서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서로 다른) 응원봉을 들고 있지만, 우리는 한 공간에서 하나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방관 6명이 주민을 구하다 순직한 2001년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를 다룬 영화 소방관 관람에서는 ‘국가의 책임’, ‘소방관 안전’, ‘정서적 내전’을 화두로 청년과 감상을 나눴다. 행안부 장관을 역임한 김 전 총리는 자신이 ‘대한민국 1호 평생 명예소방관’임을 밝히며 상영작과의 접점을 거론했다. 장관 재임 당시 추진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국립소방연구원 개원 등 작품이 제기하는 소방관 처우개선에 함께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대권 잠룡 후보로 꼽히는 김 전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2030세대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분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면서 “영화 관람과 토론은 참 유익한 방법 중에 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