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작가는 4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어릴 때 ‘노 키즈 존’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경험, 반대로 혼자 조용히 머물고 싶어 찾아간 곳에서 다른 테이블의 아이들 때문에 당황한 경험을 통해 일상에 ‘배제의 논리’가 만연해있다고 생각했다”며 “책 제목 ‘노 피플 존’은 사람을 배제한 공간이라기보다 사람을 소외시키는 공간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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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작가는 2002년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등단했다. 2006년 발표한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번 소설집은 정 작가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문학지를 통해 발표한 단편 9편을 엮었다. 성공과 실패, 데이트 폭력, 스토킹, 입시 제도, 부동산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 단편들이다.
소설집을 여는 ‘실패담 크루’부터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실패담 말하기 모임’에 가입한 30대 변호사의 이야기로 실패마저도 세대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는 현실이 서늘하게 다가온다. 정 작가는 “실패담조차 실패하면 안 되는 아이러니한 시대의 풍경을 담고 싶었다”며 “계층이 정교하게 세분화되고 세대 간 감정의 온도 차가 예민하게 드러나는 시대에 자신의 실패를 여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간극을 바라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사랑의 언어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감정, 노동, 책임이 뒤섞인 복합적인 것”이라며 “타인을 돌보면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 돌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 등을 통해 우리가 돌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함께 생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딥페이크 성범죄에 휘말린 10대 아들을 두고 갈등에 빠지는 어머니(‘빛의 한가운데’), 남자 친구와 부동산 ‘임장’ 데이트를 즐기는 학원 상담실장(‘사는 사람’) 등 현대 사회의 욕망과 윤리 속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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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희 문학평론가는 이번 소설집에 실린 해설에서 “(정 작가의 소설을) 구역으로 표현한다면 서울시 강남구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 작가는 “소비자본주의의 욕망이 뒤섞여 가장 뜨겁게 끓어오른다는 의미라면 작가로서 이를 회피하지 말고 그 욕망이 남긴 그림자, 결핍, 상처, 그에 따른 부스러기를 관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작가가 등단한 뒤 한국 사회의 욕망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정 작가는 “2016년에 펴낸 ‘상냥한 폭력의 시대’가 겉으로는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시대의 초상을 형상화했다면, 지금은 위선도 가장하지 않은 채 차가운 배제의 공기가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의 사람들은 다들 긴장감 위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아가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 같다”며 “동시대인들에게서 받는 불안정의 감각이 지금 제가 쓰는 소설의 기저에 있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소설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언제나 당대의 공기 안에 있는 소설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했다. 5년째 집필 중인 장편소설은 내년 출간이 목표다. 정 작가는 “자본과 감정과 욕망의 결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세계 속에서 각자 생존을 위해, 혹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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