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범죄수익 환수, “민사소송으로 가능”..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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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장동 범죄수익 환수 논란
법조계 "온전한 손해배상 사실상 불가"
"국가가 할 일 못하게 된 것이 핵심" 비판
  • 등록 2025-11-12 오전 6:00:00

    수정 2025-11-12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검찰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민간업자들 사건, 이른바 ‘대장동 본류’ 재판의 항소를 포기한 가운데 ‘범죄수익 환수’ 문제가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들 일당이 챙긴 수천억원대의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은 검찰의 항소 포기로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환수할 방법이 묘연해졌다며 반발한 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민사소송’을 통해 환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까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항소 포기로 인해 이들 일당이 챙긴 범죄이익을 온전히 환수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가장 핵심은 ‘이해충돌방지법’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및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 또는 소속 공공기관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자기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이 공모해 2014년 8월께부터 2023년 1월께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정보인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업방식 및 공모일정, 서판교터널 개설, 공모지침서 주요 내용 등을 이용해 대장동 개발사업의 택지분양 배당금과 공동주택 분양이익 합계 약 7886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김만배씨 등 5명에게 추징금 총 7814억 7313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에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시점을 사업자 선정 시점인 2015년 8월 19일로 기산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뇌물과 배임의 혐의 등만 유죄로 인정해 473억 3365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검찰과 1심 재판부의 추징금 부과 금액 차이는 무려 7341억 3948만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검찰의 항소 포기로 더이상의 추징이 어렵게 됐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며 민사소송에서 (부당이익이) 입증돼 범위가 명확히 판단되면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민사소송을 통한 완전한 이익 환수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서초구의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이 별개이긴 하지만 앞선 형사재판의 판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형사기록이 민사에서도 증거로 활용될텐데 검찰이 구형한 추징금을 모두 손해배상액으로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해도 집행은 또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서울고법 한 형사부 부장판사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이번 사건에서 손해배상 금액 입증이 쉽지 않다”며 “(피해자 입장에서)시간도 오래 걸리고 더 자료도 많이 있어야 되는 만큼 민사소송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부패재산몰수법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법학교수 출신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애초에 ‘국가가 몰수·추징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 출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무식한 소리”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 전 위원장은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성남시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경우에만 몰수·추징이 가능하다”며 성남시가 이미 민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몰수·추징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르면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이미 1심 재판부가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조 전 위원장을 향해 “판결문을 읽어보긴 했냐”며 직격했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소속이던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가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민간업자들의 말만 듣고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공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민사 소송 등이 변론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점과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 등이 중단된 점 등을 언급하며 “공사가 대장동 관련 형사소송 결과가 모두 나온 뒤에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심히 곤란하게 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짚은 바 있다. 한 전 대표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셈이다. 재판부는 또 “뒤늦게나마 피해 회복 과정에 국가가 개입해 범죄피해재산을 추징한 다음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신속한 피해 회복을 도모할 필요성이 크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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