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롯데 신동빈 총수 오르다…의사결정 책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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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그룹 동일인 기준 마련해 집단지정
올해도 네이버 이해진GIO 총수 지위 유지
IT 4인방 준재벌…넷마블 방준혁 총수 올라
  • 등록 2018-05-01 오후 12:04:49

    수정 2018-05-01 오후 12:09:58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총수(동일인) 반열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희(77) 회장과 신격호(97) 총괄회장이 독립적으로 사리를 분별하거나 경영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일인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려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은 네이버로 동일인 변경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자산5조원을 넘어 준(準)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넷마블의 경우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총수가 됐다. 동일인은 그룹의 조직변경이나 사업추진 등 전략적 의사결정에 대한 사후적인 책임 부담이 씌워진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 회장
오락가락 동일인 기준…중대·명백한 사정 있으면 변경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이상) 및 공시대상기업집단(5조 이상) 지정결과를 1일 발표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의미한다. 사실상 지배여부는 동일인의 지분율 또는 경영활동 및 임원선임 등에 있어 영향력 등을 두루 고려해 공정위가 판단한다. 다만 기준이 불분명하고 요건이 추상적이라 공정위의 판단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공정위는 중대하고 명백하게 사정변경이 있을 경우 동일인을 변경할 수 있도록 기준을 새로 세웠다. 기존 동일인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여부, 기존 동일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경우 임원변동 등 회사 지배구조 변화여부, 기존 동일인 외에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인물 존재여부 등을 감안해 동일인을 변경하기로 한 셈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동일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갑작스런 호흡곤란 및 심근경색 증상으로 쓰러진 뒤 지금껏 병상에 누워있어 현재까지 삼성그룹 일체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주치의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나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소유지배구조상 중대한 변화에 이 부회장이 관여한 것도 동일인 변경 이유가 됐다. 미래전략실 해체 등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미래전략실 해체는 삼성그룹 조직 운영에 매우 중요한 판단인데 이 부회장의 결정에 의해 실현된 것”이라며 “이 회장이 그룹 전체나 사업구조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 만큼 동일인을 변경할 이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경우에도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도 법원으로부터 합리적인 사리판단을 할 수 없어 한정후견인 지정을 받았고, 이후 롯데 지주회사 전환, 임원변동 등 소유지배구조상 중대한 변화에 신동빈 회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정위는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개인 최다출자자이자 대표이사이며, 지주체제 밖 계열회사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호텔롯데의 대표로 사실상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롯데 계열사 변동없어…총수 책임은 커져

삼성과 롯데의 동일인 변경에 따라 계열사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인이 정해지면 공정위는 이를 기준으로 배우자와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 인척 등의 계열사 지분을 따져 대기업집단의 범위를 확정한다. 동일인이 자녀로 변경되면 기존 6촌 혈족과 4촌 인척은 각각 7촌과 5촌 인척으로 바뀌게 돼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공정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삼성과 롯데 모두 6촌 혈족과 4촌 인척이 지배주주인 계열사는 없었기 때문에 계열사 변동은 없다.

다만 동일인 변경은 이 부회장과 신 회장에 대한 책임 부담이 커지게 된다. 그룹의 조직변경이나 사업추진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하는 만큼 향후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정위가 총수의 의사결정여부를 입증해 사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는 계열사 간 상호 출자와 신규 순환 출자 및 채무 보증 금지와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규제를 적용 받는다. 5조이상 기업은 모두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를 하면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 동일인이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공정위가 제재를 내리려면 명확하게 지시를 한 정황이나 증거를 입증해야 하긴 하지만, 총수의 책임 부담이 커진 건 맞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룹에서 위장계열사를 보유하거나 계열사 현황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 최대 검찰고발을 받을 수도 있다. 앞서 부영의 경우 공시규정 위반과 주식소유현황 허위제출 등으로 이중근 회장이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 공정위가 동일인을 지정하는 의미는 대기업집단 시책을 적용하는 그룹 범위를 정하는 것도 있지만 동일인으로 하여금 조직이나 사업 추진과 관련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따른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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