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지섭 프로젝트 뒤 선수들의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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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5-21 오후 1:29:01

    수정 2015-05-21 오후 1:29:01

사진=LG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양상문 LG 감독은 지난해 부임 후 가장 키워보고 싶은 투수로 유망주 좌완 임지섭을 꼭 찍었다. 임지섭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가진 특급 유망주로 2014시즌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다. 양 감독은 그를 보며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다”면서 “내가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지섭은 양 감독의 관심 아래 시즌을 준비했다. 다른 팀에선 찾아보기 힘든 전담 코치까지 붙여 그를 관리했다. 1군에서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LG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젊은 투수는 필요하고, 임지섭은 양 감독의 말대로 참 매력적인 카드다. 그를 만들어가는 데 인내심도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과정에 있어서 2군 선수들이 감내해야 할 상대적 박탈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2군 선수들은 임지섭에게 향해있는 양 감독의 시선과 관심이 부러울 뿐이다.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가 2군 선수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은퇴한 한 선수는 “2군에 있어보니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관심, 또 관심이다”고 했다. 그가 은퇴하면서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도 “2군 선수들에게 제발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었다.

기회가 절실한 2군 선수들. 그들은 1군 무대에 간다는 희망 하나로 열악한 환경을 버티고 있다. 양상문 감독의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찾아본다. 감독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행여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그런 그들에게 ‘감독의 유망주’ 임지섭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양상문 감독은 공언대로 올해 그에겐 확실한 기회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서운한 건 ‘기회의 문제’에 있다. 2군에 키우지 말아야할 선수는 없다. 임지섭만큼 가능성 있는 자원들도 있다. 그들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는 데 아쉬움이 많다.

1년 전 양 감독은 임지섭을 1군이 아닌 2군에서 키우겠다고 말하며 “지섭이는 지금 1군에서 던지면 정신 못 차릴 것이다.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9이닝당 볼넷 5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좌우 제구가 조금 안되더라도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임지섭은 양 감독의 기준치엔 조금 부족하다. 9이닝당 10.23개의 볼넷 수를 기록하고 있다. 1년간 갈고 닦았다고 하지만 지난해(10.43)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양 감독이 공언한 기준치의 두 배나 되는 수준이다.

임지섭은 양 감독의 유망주 키우기 프로젝트에 따라 잠시 2군에서 시간을 가졌지만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20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하기 전 그의 2군 성적은 14일 화성 히어로즈전 4이닝 5볼넷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다음 1군 콜업 대상은 임지섭이었다. 양 감독은 그의 복귀에 앞서 “2군 등판 내용은 그저 그랬다. 내려갈 때 보다 나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1군 콜업 선수에 대한 인터뷰는 “더 좋아졌기 때문에 1군에 올렸다”가 더 어울릴 법하다. 그리고 1군 복귀전에서 거둔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일 넥센전에서 1.1이닝 6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2군 선수들이 허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군에서 빈자리는 오로지 임지섭의 자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군에 콜업되는 그를 보며 몇몇 LG 선수는 “볼을 던져도 1군에 가는 선수가 부러울 뿐이다” “대체 우리는 여기서 뭐하는 건지, 점점 의욕이 떨어진다”고 했다.

문제는 이미 선수들이 ‘편애’의 시각으로 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임지섭뿐만 아니다. 이는 1군 선수들의 불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망주를 키우고, 특정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는 명분이 더 힘을 얻기 위해선 성적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어느 감독이든 맘에 드는 선수가 있고, 또 유독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감독은 그 안에서 냉정함을 찾아야 한다. 임지섭을 LG 차세대 대표 투수로 키워야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 이면에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도 양 감독이 팀 분위기를 위해 신경써야할 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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