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위안화 강세에도 원화는 정체돼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 달러화 대비 강세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총 6개의 통화로 구성된 달러화 지수는 지난 3월 19일 103.60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31일에는 92.13를 기록하는 등 진정된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선 내려왔으나 연일 1180원대에서 엎치락뒤치락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와 원화가 한동안 달러화 약세에서 소외됐다”면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미·중 갈등 고조가 무역분쟁 이슈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이는 위안화의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검토를 위해 계획됐던 양국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래리 커들로우 백악관 경제자문위 원장은 지난 8월 11일 “무역합의 이행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위안화는 빠르게 절상돼 9월 1일 기준 6.826위안/달러까지 1.97% 절상됐다. 즉 관련 우려가 해소되면서 강세에 동참한 것이다. 위안화와 연동해 움직여 왔던 원화는 그럼에도 계속 강세가 제약됐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는 “8월 중순부터 수도권 확진자수가 늘기 시작하면서 위안화의 빠른 절상과 달리 원화는 1180~1192원의 박스권에 놓이게 됐다”면서 “위안화가 절상되지 않았다면 1200원에 근접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확진자 수 증가가 일 50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의미 있는 둔화 등 코로나19 사태 진정이 원화 강세 동참 조건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 중심의 재확산이기에 수주내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의미 있게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적어도 10월 초·중순을 지난 이후에야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무렵부터 원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빠르게 키를 맞추는 과정에서는 연내 1150원 내외 수준으로의 절상도 가능할 수 있으나 조건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원·달러 전망인 1175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