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일 개막한 ‘2025 올댓트래블’ 박람회의 부대 행사인 ‘지방소멸대응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에서 김바다 스마트관광협회장이 연단에 올라 사회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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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지방 도시들의 관광 전략이 ‘체류형 관광’ 수요 늘리기로 전환하고 있다. 많은 숫자의 관광객을 늘리는 것 못지 않게 얼마나 오래 머물도록 만들고, 얼마나 높은 만족감을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 오른 ‘2025 올댓트래블’에서 열린 ‘지방소멸대응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에선 이 같은 지자체 관광 정책의 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실증 사례들을 소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워크숍에선 충북 단양, 전북 순창, 전남 강진·해남·영암 등의 지자체가 방문객 체류시간 늘리기 등 신(新) 관광 정책과 전략을 공유했다. 모두 지역 관광 활성화가 실효성을 갖춘 인구정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지역들이다.
3개 군 연계한 체류형 관광 모델…떡볶이로 MZ세대 유입도
 | 8일 개막한 ‘2025 올댓트래블’ 박람회의 부대 행사인 ‘지방소멸대응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에서 손혜진 해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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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목받은 사례 중 하나는 전남 강진·해남·영암군이 내년까지 공동 추진하는 ‘강해영 프로젝트’였다. 3개 군은 단기간 머물던 방문 패턴을 장기 체류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연계한 관광 벨트 구축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올해는 생태·역사 탐방, 종교 순례, 웰니스 관광, 향토 식문화를 결합한 미식 투어 등을 공동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 숫자 외에도 주민 참여율, 프로그램 만족도 등을 반영한 경제효과 분석 모델도 자체 개발 중이다.
손혜진 해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팀장은 “3개 군의 협력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그간 개발한 관광 코스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류의 본고장 전북 순창군도 이날 워크숍에서 종전의 4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지역인구로 맞닥뜨린 지방소멸위기를 특유의 장류 문화를 살린 관광 콘텐츠로 극복한 사례를 공유했다. 순창은 작년 11월 MZ세대를 겨냥한 참여형 축제 ‘순창 떡볶이 페스타’로 이틀간 2만 2000여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8억 원에 육박하는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약 340명의 생활인구가 유입된 것과 맞먹는 효과다. 이날 사례 발표에 나선 순창발효문화재단은 관광과 장류산업 간 연계성을 강화해 생활인구와 지역 소비를 늘리는 장단기 전략과 계획도 소개했다.
임채성 순창발효문화재단 팀장은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라는 현상은 같지만 해결책이 같지는 않다”며 “지역마다 고유의 스토리와 경험이 담긴 로컬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진, 반값 여행 ‘인기’…단양, ‘찍고 가는 관광’에서 즐길 거리 선물
 | 8일 개막한 ‘2025 올댓트래블’ 박람회의 부대 행사인 ‘지방소멸대응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에서 권동식 강진군청 인구정책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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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과 충북 단양군은 체류형 관광객을 늘려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선순환 모델로 관심을 끌었다. 최근 몇 년간 인구의 75%가 줄어든 강진은 체류·소비·정착으로 이어지는 ‘반값 여행’ 정책을 소개했다. 강진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추진 중인 반값 여행은 관광객이 지출한 비용의 절반을 지역 화폐로 환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정책으로 강진은 지난해에만 관광객 전년 대비 74만 명이 늘면서 투입 예산 대비 10배가 넘는 생산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효과를 누렸다.
권동식 강진군청 인구정책팀장은 “반값 여행은 전체 군 예산의 0.4% 수준으로 투입 예산 대비 경제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착 인구를 늘리기 위해 바다 위 장터로 불러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을 비롯해 ‘피싱 마스터즈’ 낚시대회, 병영전통시장 야시장 ‘불금불파’ 등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 8일 개막한 ‘2025 올댓트래블’ 박람회의 부대 행사인 ‘지방소멸대응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에서 이미선 단양군청 인구정책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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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군도 단양역 복합관광단지, 시루섬 전망광장을 포함한 ‘미라클 파크’, 올산 골프장·리조트 개발 등 체류형 관광 수요를 늘리기 위해 추진 중인 굵직한 지역 프로젝트를 사례로 소개했다. 연간 관광객이 270만여 명에 달하는 단양은 인구 3만 명 선이 무너진 2019년 이후부터 체류형 관광객을 정주 인구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지역 내 청년 인구 증대를 위해 워케이션 플랫폼 ‘디캠프’, 귀촌 유도형 프로그램 ‘단양에서 살아보기’ 등도 추진 중이다.
이미선 단양군청 인구정책팀장은 “관광·여가 수요를 주거, 일자리와 연계하는 시도를 통해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관광 분야 정책사업의 목표를 생활인구, 정주인구 확대로 확장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