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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담긴 전 분야 마이데이터 조항이 지난 13일 시행되면서 전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적용 대상이 기존 금융·공공에서 의료·통신·에너지 등 분야로 확대됐다. 적용 대상으로 선정된 10개 분야(의료·통신·에너지·고용·교육·여가·교통·부동산·금융·유통) 중 에너지 분야는 내년 6월 시행이 확정됐다.
마이데이터 추진단은 교육과 고용, 여가 등 나머지 부문은 단계적인 확대를 논의 중이다. 유통 마이데이터는 당초 지난해 시행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쿠팡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의 반대로 제외됐다.
기업들이 자사 고객 데이터가 경쟁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보안 우려를 제기하면서 시행이 보류된 바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마이데이터 제도가 기업의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 단장은 “제도 초기부터 모든 분야를 동시에 시행하기엔 인프라와 수용성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올해는 유통뿐 아니라 교육, 고용, 여가 등 나머지 분야들의 데이터 항목 표준화와 전송자 지정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 분야 마이데이터는 기존 금융 분야를 넘어, 일상 속 다양한 생활 데이터가 개인 중심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위 마이데이터 추진단은 5개 선도 서비스를 선정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중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용자가 복용하는 약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해 부작용 등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룰루메딕은 해외 체류자를 위해 진료 기록을 현지어로 번역해 응급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톨릭중앙의료원 컨소시엄이 운영하는 만성질환자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도 마이데이터 제도로 탄생했다. 국내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가운데 특히 고혈압과 당뇨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데, 우리나라 국민 70% 이상이 관련 질환에 노출돼 있다. 하 단장은 “실제 의료진들로부터 해당 서비스가 효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추진단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개 전문기관과 서비스 전문기관 지정을 추진한다. 하 단장은 “데이터 활용을 원하는 기업은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이달 말 심사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며 “심사 기준 중 금융 마이데이터와 중복되는 항목은 일부 간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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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데이터 전송 구조는 정부주체(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전송 요청을 하면, 중개 전문기관을 통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달받는 방식이다. 하 단장은 “정보주체가 언제, 어떤 정보가 전송됐는지 실시간 확인하고 철회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플랫폼을 시범 운영 중이며, 선도 서비스와 함께 공식 출시 예정이다.
전 분야를 아우르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시행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향후 글로벌 표준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이유다.
하 단장은 “특정 분야가 아닌 모든 생활 영역에서 마이데이터를 실현하는 방식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라며 “개인 중심 데이터 활용 시대를 여는 흐름을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세계은행(월드뱅크)도 한국의 마이데이터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향후 벤치마킹 및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데이터추진단은 현재 개인정보위 산하 임시 조직으로, 8개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17명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위 일각에서는 마이데이터가 단발성 사업으로 끝날 수 없는 만큼, 추진단을 정규 조직으로 전환해 사업에 탄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승철 개인정보위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장은
△1975년생 △서강대 전산학과 졸업 △제34회 기술고시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국 디지털정부기반과장 △주(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파견 △개인정보위 마이데이터 추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