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염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단기 급락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하고 있지만, 충분히 과매도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선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 코스피가 23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고려해 당분간 낙폭 과대 업종과 경기 방어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사태 수습에 대한 정치권의 이견이 확대되면서 정국 혼란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의 정치 불확실성이 마침 경기 하강 국면에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불안감의 민감도가 더 클 수 있어 증시의 단기 투자심리 안정화 여부는 정치 혼돈 사태의 수습 속도에 비례하여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증시가 단기 급락하며 지수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나 기술적으로 충분히 과 매도됐다고 보기는 애매한 상황”이라며 “코스피 60일 이격도는 93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급락 상황에서 저점 형성이 보통 90 수준에서 나타났던 만큼,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60일 이격도 90을 반영해 2300선까지 하락할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이어 “이격도 측면에서 보면 2300선 부근에서 과매도를 인지한 강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를 하회하며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지만, 과거 2019년 0.76배 수준까지 하락한 사례도 있어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단기적인 언더 슈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증시 전망을 고려하면 당분간 낙폭 과대주 또는 경기 방어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 연구원은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는 외인 매도 등으로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대형주의 하락 폭이 컸으나, 현 시황 상황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초대형 수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선 낙폭 과대로 가격 하락 위험이 적은 대형주, 경기에 둔감한 대형 경기 방어주, 실적 변동성이 적은 저베타 대형주 등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인식될 수 있는 대형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