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경영계는 버림받은 고아신세..경총 뭐했나"

  • 등록 2012-07-17 오전 10:59:53

    수정 2012-07-17 오전 10:59:53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7일 30대 주요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친노동계 성향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구성을 우려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경영계 차원의 뾰족한 대응책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 임원들 사이에선 친노동계 성향의 여소야대 환노위 구성을 막지 못한 경총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총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삼성, 현대차, 두산, 롯데 등 30여개 인사노무담당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경총 관계자는 “8월 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정치권의 친노동계 행보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경영계 전체가 긴밀히 협조하며 대응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회의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주요기업 임원들은 여소야대 환노위가 구성된 이후 양 노총의 노정연대가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국감 등에서 기업인들을 대거 증인으로 출석시키거나 노사문제를 정치논리로 해결하려 할 경우 문제 해결이 왜곡되고 기업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노동계는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양 노총·야당 공동대책 위원회’ 구성을 야권에 제안하는 등 대(對) 국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 환노위에서 야당의원들과 수시로 정책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야당측 환노위 위원들과의 회동을 갖고 노조법 및 비정규직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친노동계 의원들의 입법활동도 본격화 되고 있다. 지난 16일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된 58개의 법안 중 노조법, 사내하도급법,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계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법안만 해도 35건에 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주요기업 임원들은 노동계의 8월 총파업을 앞두고 그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경총에 대해 강력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여소야대 환노위 구성과 관련,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총이 대 국회 활동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당장 해결책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총 차원에서 계획을 가진 것은 없다”면서 “기업들이 앞으로 자주 모여 적극적으로 회의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환노위원장도 야당이고,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버림받아 고아 신세가 된 경영계의 상황에 대해 경총이 활동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경총 입장에선 우리사회에서 대기업에 대한 국민정서가 좋지 않은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냐는 견해를 기업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는 경총 사무국에 대한 불신이 아닌 현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업계가 공동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요즘은 경제단체가 수난시대”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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