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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능에서 국어·수학·탐구영역 등 주요 과목은 상대평가로 출제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1대 대선을 앞두고 지난 24일 10대 교육개혁 요구안을 발표했는데 수능 자격고사 전환을 골자로 하는 입시제도 개선 요구도 담았다.
자격고사는 선발시험과 달리 절대평가로 치러지며, 일정 성적을 받으면 고졸 인증·대입 자격을 부여해주는 시험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Baccalaureate), 영국의 에이레벨(A-level)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역시 대입시험(SAT·ACT)으로 최소한의 대입 자격을 확인한 뒤 대학에 따라 면접·에세이·추천서·내신 등을 반영해 합격자를 가린다.
최 대변인은 “현재 수능 주요 과목은 5등급 상대평가 체제인데 이를 영어처럼 절대평가 5등급으로 전환하고 이후 2단계 P/F(패스 페일) 방식의 대입 자격고사 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대입 자격고사 합격 점수를 정해 이를 충족하면 고졸 인증, 대입 자격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수능을 골자로 하는 대입 제도 개선과 더불어 대학 서열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대학 서열 체제는 지역 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도권 대학 집중 현상은 지방대학의 학생 유출과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며, 이는 지역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로 이어져 지역소멸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최 대변인은 “통합네트워크 대학 간 학점 교류와 교육과정 연계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 간 교육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부산대·전남대 등 각 지역 국립대 간 통합 체제를 구축해 공동학위를 주자는 얘기다. 이는 거주지 소재 국립대만 나오면 서울대와 같은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 굳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올 필요가 없게 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초·중·고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학급 인원 상한선’ 설정을 제안했다. 초중등교육법을 개정에 초·중등 학급 기준 20명을 넘지 않도록 법제화하자는 주장이다. 최 대변인은 “교사 정원을 축소하는 정책으로 인해 도심지역의 과밀학급은 늘어나고 지역소멸 지역의 학교는 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교육의 질적 제고 요구가 커질수록 우수 교사 확보가 중요하며 학급 인원 감축을 통해 개별화된 교육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이밖에 △교사의 정치기본권 및 노동기본권 보장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 공공성 강화 △민주적인 교육자치 실현 △장애 학생 및 다양한 위기 학생 통합지원체계 구축 △포용적 국가돌봄시스템 구축 △성평등한 학교문화 조성 △지속가능한 환경조성 및 아동·청소년 복지실현 등의 의제도 제시했다.
최 대변인은 이 중 국가돌봄시스템 구축에 대해 “늘봄교실의 경우 겸용교실 문제, 돌봄공간 부족, 돌봄 대상 아동 수용 불능 등의 문제가 교육과정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무총리 산하로 돌봄청 신설하고 이를 통한 돌봄 정책의 일원화와 통합적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