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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오랜 참모인 필리프 라이너스로,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을 준비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을 맡았다. 그는 단순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치수보다 큰 정장을 입고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긴 넥타이를 매는 등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는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힐러리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각각 미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여성 혐오주의자로 간주했으나, 해리스 캠프는 이 같은 전략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끔찍한 사람인지 유권자들에게 말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의 주요 사안인 경제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유권자들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 준비는 ‘애드리브’(출연자가 대본에 없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하는 일)에 가까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무대에 오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란 전제하에 토론 준비보다는 선거 유세나 인터뷰 등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짚었다. 대역이나 세트 없이 정책 등 공약을 검토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TV토론과 관련해 보좌관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리허설을 몇 차례 했을 뿐, 그마저도 한 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전당대회 열설을 보기 위해 이를 중단했다.
NYT는 “그럼에도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와 비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토론에 좀 더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거나 훈계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클린턴 전 장관이 “영리하다”며 존경을 표했던 것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사생활까지 언급하며 여성 혐오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두 대선 후보의 TV토론은 10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10시) 미 ABC 방송 주관으로 열린다. 토론 규칙은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 당시와 비슷하다. 총 90분으로 후보들은 펜과 종이, 물병만 지참하고 청중 없이 서서 토론한다. 상대방 후보 발언 시간에 마이크 음소거 여부를 두고 양 진영 간 신경전이 있었지만, 결국 음소거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