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입사의 실질적인 첫 관문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12일 오전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 뉴어크와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 해외 3개 지역. 82곳의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에는 SSAT 시험을 치르고 난 응시자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나왔다. 일부 응시자들은 가족들이 마중을 나와 마치 수학능력시험장을 연상케 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응시자들은 하반기 SSAT가 상반기보다는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삼성물산(000830)에 지원한 황모(29·남)씨는 “공간지각능력 평가부문이 추가됐던 상반기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높지 않았던 편”이라며 “응시자들도 문제를 받고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 상반기보다는 적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이 상반기 SSAT때 처음 도입한 공간지각능력을 평가하는 영역과 역사 문제는 응시자들이 여전히 어려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처음 SSAT를 치른 이모(26·남)씨는 “전공이 이공계열이어서 경영 상식 영역의 문제가 좀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역사 문제도 단편적인 지식을 묻기 보다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계한 문제가 출제됐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김홍도의 그림을 예시로 주고 해당 그림이 발표된 시기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사건 등을 묻는 식이었다. 아울러 역사와 예술작품을 연계하는 문제도 나와 단편적 지식을 가진 응시자에게는 어려운 문제들이 다수 출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등 삼성의 신제품과 2차 전지와 같은 계열사 사업에 대해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도 출제됐다.
이어 “문제 유형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특히 시각적 영역이 상반기보다도 어려워졌고 상식 영역에서 이과와 관련된 부분의 문제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채용방식 변경에 대해서는 기회의 제한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모씨는 “SSAT를 준비하면서 분위기가 너무 과열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삼성이 주장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SSAT를 한 번 치르기 위해 삼성도 대규모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주장에 일정부분 동감은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또 한 번의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측면은 아쉽다”고 전했다.
반면 서류전형 부활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박모(30·남)씨는 “삼성 입사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선호도가 높은 것도 있지만 열린 채용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형태의 채용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취업 사교육 시장과 같은 부작용은 발생한다”며 “현재 삼성 채용제도처럼 열린 채용을 유지하는 것이 모든 부작용을 덮을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응시자들은 SSAT를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신문 등을 꾸준히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문과생들은 이과 영역에, 이과생들은 문과 영역에 각각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기본적인 용어나 개념 정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실제 시험을 본 응시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결시율이 두 자릿수를 넘지 않은 전례를 감안하면 9만명 이상이 SSAT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계열사별로 SSAT 합격자를 발표하고 각 계열사는 내달 SSAT 합격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정확한 채용규모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에 4000~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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