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8일 검찰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 관련 상고 제기에 대해 “경제 잡는 저승사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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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내 인생 처음으로 친(親)삼성 발언을 한다”며 “검찰의 상고는 국가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는 폭거이고, 살얼음판인 경제에 깨지라고 돌맹이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행위에 대한 법리판단 등에 관하여 검찰과의 견해 차이가 있어 상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028260) 합병 당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2년부터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업무상 배임)로 2020년 9월1일 기소됐다. 하지만 1·2심 모두 19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하 원장은 “지금은 경제 비상시국이다. 까딱하면 원화 폭락, 주가 폭락이 올수도 있는 그런 비상시국이고 내가 금융권에 와서 보니 그 위기를 더욱 절박하게 실감하고 있다”며 “내가 국회 있었다면 아마 몰랐을 것이지만, 삼성은 단지 일개 기업이 아닌 국가대표 기업이다. 삼성이 활력을 일으키면 외국 투자자가 들어와 환율도 안정되고 주식시장도 살아나지만 삼성 위기가 심화되면 경제불안정성도 커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게 법 정의를 저버리란 말이 아니다. 유아독존 엘리트적 오기 상고라는 것이고 이는 검찰권 남용”이라며 “1, 2심 19개 혐의 모두 무죄 나온 상황에서 수사하고 기소한 사람이 사과까지 했으면 검찰은 자중했어야 한다. ‘정치개입 검찰’ 오명 보다 ‘경제 죽이는 검찰’이 더 큰 오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