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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방송 IRINN은 보수 성향의 에스마일 코사리 국회의원을 인용해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코사리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우리 역시 그에 상응하는 전략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는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코사리는 테헤란의 치안을 담당하는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소속으로 이란의 군 장교이기도 하다.
해협은 가장 좁은 폭 33km에 불과하며, 실제 선박이 항해할 수 있는 통로는 그보다 좁아 군사적 위협에 취약한 구조다.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차단할 경우, 국제 원유 가격은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엘런 월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CNBC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한다고 해서 이란이 얻을 실익이 없다”며 “이란의 석유 인프라가 직접적으로 타격받지 않은 상황에서 해협 차단은 군사적 보복만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해협차단에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나스 알하지 에너지 아웃룩 어드바이저스 대표도 “이란의 우방이 적국보다 더 많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란에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일상 소비재를 수입하는 주 통로도 바로 그 해협이기 때문에, 스스로 고통을 자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뿐만 아니라 오만의 해역권에 속한다는 점 역시 물리적인 어려움이다. 알하지 대표도 “현실적으로 보자, 해협 대부분은 오만 영해에 있고 이란이 이를 막을 수 만큼 좁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이란이 ‘최후의 수단’을 쓸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아울러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이 일대 해상물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야롭 라르센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더 많은 선주들이 홍해와 페르시아만을 피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보고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