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49)씨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흙이 묻은 채소를 그대로 장바구니에 넣을 손님이 있겠느냐”며 “전통시장 특성상 비닐봉지 없이는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견과류 가게를 운영하는 신 모(60) 씨도 “물기있는 제품을 구매한 손님들은 먼저 비닐봉지에 담아서 달라고 한다”며 “비닐봉지를 갑자기 없애라고 하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호주에 이어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2위’를 기록 중인 한국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이 뿌리 깊게 박혀있고 소상공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제로만 해결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1차 플라스틱 빨대 사용규제 정책이 해프닝으로 끝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친환경 정책 수립과정에서 환경전과정평가(LCA)를 실시해 반영하고 규제 외에 인센티브제를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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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공개한 ‘한눈에 보는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포함된 30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22년 기준 103.9㎏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국민의 높은 일회용품 사용 선호로 인해 오랫동안 플라스틱 폐기물 최대 배출국으로 자리 잡은 호주의 배출량은 2023년 기준 110.1㎏다.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호주와 한국 뿐이다. 인접국인 일본의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59.6㎏으로 차이가 크다.
한국의 플라스틱 배출량은 해마다 증가추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국의 플라스틱 배출량은 2023년 기준 86만 4839t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6만 7430t에서 2020년에는 35만 3219t, 2021년 42만 3448t, 2022년 43만 6205t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두 배 가량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음식배달과 온라인 쇼핑이 호황을 누리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는 시기에 영향 받지 않고 꾸준히 배출된다. 서초구 아파트 3만 5000세대의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삼양글로벌의 한창희 이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과 달리 명절 연휴라고 해서 특별히 크게 늘어나지 않고 일정량이 꾸준히 배출된다. 이번 추석 연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은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량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경운동가들의 판단은 다르다.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73%를 재활용한다고 밝혔지만 그린피스가 지난 2023년 충남대 장용청 교수 연구팀과 진행한 연구에서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량은 약 27%에 그쳤다.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플라스틱 재활용이 아니라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를 열적 재활용으로 포함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인정하면서 “깨끗한 플라스틱만 제대로 수거해서 모아두면 압착해서 판매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주거형태에 따라서도 재활용 폐기물 수거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비용의 문제인데 수익이 남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굳이 분류해 재활용하지 않고 그냥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자체마다 처리기준·방법 제각각…통일된 대책 마련해야
폐기물 처리 방법과 처리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이다. 서울시의 경우 생활폐기물 처리의 1차 책임은 25개 자치구에, 2차 책임은 서울시장에게 두고 자치구별로 처리 업체를 선택해 처리하고 있다. 사업장 폐기물의 경우 배출자가 스스로 처리시설을 갖추거나 허가받은 처리업자에게 위탁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마다 폐기물 처리방법이 다르고 재활용률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재활용품의 경우 주거 형태에 따라 수거방법이 달라지는데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아파트의 경우 파지와 고철, 혼합 플라스틱 등 생활 폐기물을 민간업자들이 비용을 내고 수거한 뒤 재활용하지 못하는 폐기물만 소각한다.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빌라와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은 지자체가 직접 재활용선별장으로 수거해 가는데 이 과정에서 분리수거된 폐기물들이 뒤섞인다. 업계는 이 과정에서 뒤섞인 폐기물을 분리하지 못해 소각하는 분량이 상당하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빌라와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재활용품 선별률은 약 15% 정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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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에서는 이제 플라스틱 생산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감축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2019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중 일회용 플라스틱이 절반에 가까운 46.5%를 차지한다”며 “생산단계를 포함하고 생산단계에서 시작되는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시민의 다회용기 활용 독려와 에코백 활용 등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포장재 선택에서부터 대대적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과거 1차 플라스틱 빨대 사용규제 정책 철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책을 수립할 때 재료를 얻는 것부터 폐기까지 환경전과정평가(LCA)를 실시해야 한다”며 “수치로 변환해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줄지 결정해 도입하고 제품별 평가 결과를 소비자들에게도 알려 가치소비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전관수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책 실효성은 소비자가 얼마나 호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소비자가 부담을 느낀다면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면서 “대체 자원 도입 비용이 현재의 플라스틱 대비 2배 이상 비싸지면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기업, 소상공인 모두 설득할 수 없다. 정부의 소신있는 정책 기조가 탈 플라스틱 정책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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