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백? 당구 용어인줄”...이재명 지지자도 “‘R200’은 상식”

  • 등록 2022-02-04 오전 10:36:26

    수정 2022-02-04 오후 4:04: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알이백? 당구 얼마 치냐고 묻는 줄 알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던진 질문에 한 누리꾼이 보인 반응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묻자 “네? 다시 한번 말씀해달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 후보가 “알.이.백”이라고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했으나, 윤 후보는 “그게 뭐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이 후보가 “재생에너지 100%”라고 설명하고 나서야 “저는 재생에너지 100%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EU 택소노미(Taxonomy)’가 매우 중요한 의제라면서 “윤 후보는 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EU 뭐란 건 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방송 3사 합동초청 대선후보 토론’에 참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MBC 방송 캡처)
이러한 토론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 무지한 후보, 준비 안 된 초짜 후보인 윤 후보의 참모습을 봤다”며 “윤 후보가 준비 안 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같이 논평하며 “윤 후보가 RE100에 대해 ‘그게 뭐냐’고 되묻는 등 우리가 직면한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무지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도 ‘RE100’은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이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윤 후보의 무지를 비판하면서도 “R200도 모른다니”, “R200이 뭐죠?”라며 RE100을 잘못 표기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도 “r200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참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또 일부 윤 후보 지지자는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보도자료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RE100이 ‘리백’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유시민 작가가 과거 한 방송에서 “어떤 사람이 (글을) 어렵게 쓰냐면 사기 치려는 사람”이라고 말한 장면을 내세우며 이 후보를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도 “이 후보 측은 윤 후보가 RE100이 뭔지도 몰랐다며 신이나 비난하고 있다. 의원들도 지지자들도 SNS에 퍼 나르기 바빠 보인다. 참으로 바보짓이고 못난 짓”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RE100, EU Taxonomy는 물론이고 탈탄소라는 개념도 하루바삐 살아가는 수천 만의 국민에게는 매우 낯설고 어려운 개념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RE100을 어떻게 대응 하겠냐고 앞도 뒤도 없이 물은 것은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들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환경 사회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고 숙제다. 그런데 민주당은 자꾸 이렇게 중요한 의제를 자신들만의 은어처럼 만들어 버리고 있다”며 “그들이 은근히 아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보이는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식의 태도가 탈탄소 의제의 가장 큰 적”이라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RE100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윤 후보의 답변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고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RE100 캠페인은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문제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두 번은 들어 봄 직한 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환경 국제 캠페인으로 시작한 RE100이 지금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가 이 말 자체를 모른다는 것은 참 난감한 일이고 미래가 걱정되는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다만 “이 후보의 질문에 대해 ‘장학퀴즈’냐는 반응에 대해서는 그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는 여지는 있다. RE100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곁들였다면 좋았을 걸 이란 생각도 해 보지만 후보 입장에서는 토론에서의 시간제약 등도 고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유도 있을 법 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RE100은 이번 기회에 전 국민이 RE100이 무엇인지에 대해 확실히 관심을 갖게 된 기회로서 탄소중립에 대한 이슈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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