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이 AMD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5만개를 자사의 클라우드에 배치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경쟁업체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가 밀렸다.
 | |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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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오라클은 2026년 하반기부터 AMD의 ‘인스팅트 MI450’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2027년 이후에도 이 같은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MI450’은 올해 발표된 AMD의 첫 AI 칩이다.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올해 6월 공동 행사에서 이를 공개했다. 72개의 칩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도록 랙(rack) 크기 규모로 조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가장 첨단 AI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배포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연산력을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는 등 독주하고 있으나 AMD 등 경쟁업체들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후 이달 초 오픈AI도 AMD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오픈AI는 향후 수년간에 걸쳐 AMD의 칩을 기반으로 6기가와트(GW)급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CNBC는 오라클의 이번 발표에 대해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칩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AMD를 점점 더 많이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의 카란 바타 수석 부사장은 CNBC에 “고객들이 추론 분야 등에서 AMD를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AMD는 엔비디아 못지않게 정말 훌륭한 성과를 냈고 두 회사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 대비 4.40% 하락한 180.03달러에 마감했다. 브로드컴 역시 전거래일 대비 3.52% 하락한 344.13달러에 마무리됐다. AMD는 0.77% 올랐으며, 오라클은 2.9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