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섰다. 다만 쉽지 않은 대선 구도에서 ‘김용태 체제’가 안착할 수 있을진 여전히 불투명하다.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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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18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안장된 민족민주역사묘역(구묘역)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드렸지만 저희가 잘못했다는 마음을 가지고 바뀌어 나간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후 당이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고 계엄에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을 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 위원장이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잡음이 일었으나 결국 윤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떠나며 김 위원장은 취임 일성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선거운동에서도 30대 중도 보수 성향인 김 위원장은 70대에 강경 보수 이미지가 짙은 김 후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5·18 45주년 기념식만 해도 김 후보는 불참했지만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대표해 참석, 민주 영령들을 기렸다. 그는 또한 광주 금호타이어공장 화재 현장을 전날부터 연이틀 찾아 시민들을 위로하고 복구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어려운 대선판에서 당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진 여전히 불투명하다. 보름여밖에 남지 않은 대선에서 김 후보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김 위원장도 동반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대선 후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시한부라는 점도 김 위원장이 정치적 입지를 키우기 어려운 요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탈당을 통해 당 선대위의 외연을 확장한 건 플러스 요인”이라면서도 “대선이 끝나면 전당대회가 열리는 상황에선 김용태 체제가 힘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