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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서 이날 있었던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협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회담 이후 종전 합의를 더욱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됐다”며 “아마도 이달 말 전에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방법에 대해 “우리는 유럽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인들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원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이번 협상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그들은 3년보다 훨씬 전부터 협상테이블에 앉아있고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고위급 협상팀을 각자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해 미·러 간 협의 메커니즘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공조 의지도 확인했다. 회담에 참석한 마이크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에게 “전쟁은 영구적으로 끝나야 하며, 이는 영토 문제와 안전 보장 협상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고위급 협상팀이 전쟁 종식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미러 양국의 외교공관 복원을 위한 별도의 협상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 이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진지한 대화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며, 평화를 위해 모든 당사자들의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러가 종전 협상과 대러 제재 완화,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예정돼 있던 사우디 방문을 취소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 없이는 내릴 수 없으며, 어떠한 조건도 부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러회담 직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등과 ‘범대서양 5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차원의 전화 통화를 해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는 등 유럽의 불만을 진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에 대한 비판이 높다. 미국 하원 우크리이나 코커스 공동의장 제이크 오친클로스 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1라운드에서 승리했다”며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와 나토 없이 양자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외교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러시아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로저 워커 상원군위원장(공화당, 미시시피)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신뢰할 수 없으며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