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대한전선 갈등 격화…‘3%룰’ 노린 호반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는 지난 16일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교환사채는 ㈜LS 자사주 38만7365주(1.2%)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0% 조건이다. LS는 2022년 KDB산업은행에서 차입한 1005억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며, 이번 EB 발행은 지난달 한진칼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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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기준 ㈜LS는 구자열 의장 1.87% 등 44명의 특수관계인과 1개의 공익재단이 지분 32.15%를 나눠 갖고 있으며, 최대 개인주주는 구 의장의 사촌인 구자은 회장(3.63%)이다. 지분이 분산돼 있으나, 오랜 기간 형제간 공동 경영이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경영권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이번에 교환되는 자사주를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자사주 346만5097주(13.8%)가 남아 있어 경영권 방어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반의 지분 확보 시점이 LS전선과 호반그룹 계열사인 대한전선 간 갈등이 불거진 시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현재 양사는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도면 유출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향후 대규모 민사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호반 항공업 재도전?…한진칼, 경영권 방어 총력
호반그룹은 올해 한진칼 지분 매입도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22년 KCGI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선 호반건설은 이후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한 데 이어 최근 계열사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을 동원해 지분율을 18.46%까지 끌어올렸다.
호반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한진칼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호반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했으나 채권단의 거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된 만큼 항공업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로써 조 회장 본인(5.78%)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우호 지분은 기존 20.1%에서 20.8%로 늘어났다. 호반건설과의 격차는 1.63%포인트에서 2.33%포인트로 확대됐다.
또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JV)를 맺고 있는 델타항공(14.9%)이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투자한 산업은행(10.6%) 역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이를 모두 포함할 경우 조 회장 측 지분은 총 46.3%에 달한다.
한진그룹 측은 “LS의 EB 발행은 두 그룹 간 협력 강화 시너지 창출”이라며 “LS와의 추가 협력도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한진칼 자사주 출연도 복리후생 목적으로 3월부터 검토하던 건으로 호반 이슈와 무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