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전 세계를 휩쓰는 위기감을 잠재울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탁상공론식 정책 마련에 급급해 실망감을 낳았던 각국 정부들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좀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직 우려 반 기대 반이지만 각국 정부의 이런 노력들은 고무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 유로존, 그리스에 80억유로 지원..EFSF도 증액
정책 마련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아무래도 위기의 시발점이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이다. 가실 줄 모르는 재정위기 우려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는 이런 유럽 사회의 의지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 모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간 상당 기간 지연됐던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 지원분 중 6차분인 80억유로를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그리스는 유일한 자금줄인 국채의 수익률이 크게 뛰면서 사실상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없는 처지다. 내달 중순이면 정부 재정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IMF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에 더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에 합의하고 `양자대출` 방식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을 유로존 지원에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지만 일단 이탈리아와 스페인 지원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정책의 약발이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일단 내달 8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과 9일에 있을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분위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 美 3차 양적완화 가능성..연준 부의장 "여력 있다"
유럽 다음으로 전 세계의 눈이 향하는 곳은 미국이다. 침체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지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통화정책 완화에 있어 관망적인 태도를 보인 터라 양적완화 시행 여부를 단언키는 어렵지만 현재 글로벌 최대 이슈인 유로존 문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이를 좌시할 순 없을 것이라는 희망론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여력이 있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던 옐런 부의장은 이날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 회복을 지지하기 위해 정책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가이던스를 높여주는 방식이나 장기 금융자산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의 추가 완화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3차 양적완화 시행 의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