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전 산업은행 회장이었던 홍기택 부총재가 맡아온 최고리스크책임자 직위를 국장급으로 격하시키기로 결정한데 대해, “이번 사태는 자신의 책임회피를 위해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폭로한 개인의 모럴해저드 뿐 아니라, 무능력과 무소신의 인사를 임명한 임명권자의 책임에서 비롯됐다”며 “지금이라도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책임과 원인을 명백히 밝히고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선아 더민주 부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AIIB가 결국 홍 부총재가 맡아온 최고리스크책임자(CRO)직위를 국장급으로 격하시키고 기존 국장급이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부총재직으로 만든 후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로써 AIIB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37억달러(약 4조3000억원)의 분담금(지분율 5위)을 내고 어렵게 확보한 재무담당 부총재 자리를 잃게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부대변인은 “전 산업은행장이었던 홍 부총재가 돌연 6개월간 휴직계를 내면서 벌어진 일이다. 새로운 부총재직은 분담금 7위의 프랑스에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후임 부총재 자리에 한국인이 선임되도록 하겠다는 정부 얘기도 수포가 됐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재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강 부대변인은 “홍 부총재는 인수위 시절부터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로 칭했고 박근혜 정부 핵심 금융정책인 ‘비은행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및 ‘금산분리강화’에 반대한 과거 행적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사외이사 시절 상정된 의안에 대해 100% 찬성 의결했으며 산은 총재 임명 당시에는 금융에 대한 경험이나 대정부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로 비판받았다”고 꼬집었다.
강 부대변인은 “그러나 2007년부터 이른바 ‘5인 공부모임’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인수위원,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 은행장, 통합 산업은행의 초대 회장까지 최고 경제요직을 속속 맡았고 결국 4조3000억원짜리 AIIB 부총재 자리를 허공에 날린 주인공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강 부대변인은 “대통령에게만 충실한 인사의 임명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온 국민이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해 조속히 청문회를 실시하고 국정조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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