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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반에는 이른바 ‘일진’으로 불리는 B군이 있었다. 해당 학생은 반 분위기를 주도하며 수업 진행을 방해하거나 욕설을 내뱉었고 수업 중 교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행동도 일삼았다.
A씨는 “교사를 골탕먹이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듯했다. 그래도 저는 그 아이를 변화시키고 싶었다”면서도 “(B군은) 저한테 ‘흉기로 찌르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B군 부모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끝내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A씨가 문제 행동을 지적하자 B군은 ‘아이혁신당’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A씨를 몰아내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A씨는 “누구는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사람’, 누구는 ‘선생님 말씀 녹음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역할을 짜고 저를 내쫓기로 모의했다”며 “조직에 가입한 학생들은 허위 소문을 퍼뜨렸고, 동조하지 않는 친구는 따돌리거나 괴롭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A씨는 지난해 4월 19일에는 ‘아이혁신당’에 속한 한 학생의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학대 행위로 언급된 내용은 △수업 중 도덕책을 바닥에 집어던졌다 △수업에 늦은 학생들에게 의자를 밀쳐 넘어뜨렸다 △마이크로 학생 턱을 쳤다 △학생이 욕설하자 이를 반복해 따라 했다 등이다.
해당 사건은 경찰 조사 후 불송치로 종결됐으며, 지난해 12월 검찰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지역 교권보호위원회는 A씨를 지난해 9월 다른 학교로 발령했고, 현재 A씨는 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당 학급에서 수업을 주도적으로 방해하거나 허위 소문에 적극 가담한 일부 학생들에게는 출석 정지와 특별교육 등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허위 민원을 낸 학부모나 학생에게서는 어떤 사과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요즘 ‘실눈 뜨고 교육하자’는 자조 섞인 말이 교사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라며 “눈을 크게 뜨고 학생 잘못 지적하면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다는 얘기다. 후배 교사들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