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전까지 카밀루는 한국과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주최한 ZFN 대회 이후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카밀루는 이 대회에서 도로브쇼흐 나보토프(타지키스탄)를 꺾고 UFC 계약을 따냈다. 이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주인공은 나보토프였다. 그는 UFC 308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데이나 화이트 회장을 향해 “내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해 화제를 모았다.
나보토프의 거침없는 돌발 행동에 화이트 회장도 화답했다. ZFN 대회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을 기회를 준 것. 카밀루는 당시 나보토프의 상대로 한국에 왔다. 모든 관심과 화제는 나보토포에게 쏠렸다. 카밀루는 속된 말로 ‘듣보잡’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카밀루는 강력한 레그킥으로 나보토프의 다리를 무너뜨렸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판정승을 거뒀다.
원래 한국을 방문하려다 비상계엄 사태로 방한을 취소했던 화이트 회장은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했다. 처음에는 나보토프를 주목했지만, 경기 후 카밀루의 매력에 푹 빠졌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카밀루에게 전화를 걸어 UFC 계약을 제의했다.
당시 화이트 회장은 “나보토프가 기회를 얻고, 세계가 주목했지만 오히려 카밀루가 그 기회를 쟁취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화이트 회장이 직접 출연한 UFC 파이터 스카우트 프로그램 ‘루킹포어파이트’에 그대로 담겨있다.
카밀루는 최근 가진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UFC 데뷔가 너무나 흥분되고, 행복하다. 옥타곤에 실제로 발을 내딛는 게 너무나 기다려진다”며 “어렸을 때부터 이 순간을 꿈꿔왔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하던 도중 매니저로부터 ZFN에서 나보토프와 싸우라는 제안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며 “나는 무조건 싸우겠다고 했다. 그것이 중요한 기회라는 느낌이 확 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는 신실하게 신을 믿는다. 그 경기는 신이 내게 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신은 내 길을 이미 예정해놓으셨다. 필연적으로 내게 일어날 일이었다. 그렇게 지금 UFC 데뷔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국에 대해 언급할 때는 진심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카밀루는 “한국은 정말 최고였다. 나는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어서 빨리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며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다. 난 한국 사람들을 사랑한다. 삼겹살과 비빔밥도 정말 좋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심지어 이번 UFC 데뷔전을 앞두고 정찬성에게 세컨을 봐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스케줄 문제로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카밀루는 이미 ‘코리안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다.
카밀루는 “한국으로 가는 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그를 만났다. 출국 수속을 하는데 그곳에 정찬성이 있었고 처음 만났다”며 “어렸을 때부터 그를 좋아했지만 직접 만나 보니 정말 레전드다웠고 겸손했다.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옥타곤에 처음 오르는 카밀루에게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게다가 그린은 원래 웰터급에서 뛰다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내렸다. 여러가지로 카밀루에게 부담스럽다.
하지마 카밀루는 자신감이 넘친다. 현지 스포츠 베팅업체들도 카밀루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이 점치고 있다.
카밀루는 “킹콩이 온다고 해도 라이트급에 맞추면 똑같은 파이터다. 그가 체급을 맞춰서 나온다면 전혀 문제없다”며 “난 너무나 경기에 굶주렸고 이 경기를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정말 좋은 경기,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카밀루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에 대한 애정을 재차 드러냈다. 그의 한국 사랑은 너무나 진심이 느껴졌다.
“얼마전 한국말을 하나 배웠다. ‘감사합니다’. 한국 팬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을 너무나 사랑한다. 한국은 언제나 내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주말 UFC에서 여러분을 대표해 싸우는 게 정말 기대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