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까지 맞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단에 중재안을 내밀었지만, 양측 반응이 엇갈리면서 봉합이 무산될 처지다. 둔촌주공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
|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31일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단에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시공사업단 중재안’을 전달했다. 서울시 중재안에는 △3조 2000억원에 대한 공사비 적정성 재검증 신청 △마감재 고급화 △도급제 변경 요구를 수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주요 갈등 요소 결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전권을 위임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중재안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먼저 조합은 서울시 중재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관계자는 “서울시가 중재안을 마련해 전달받았고 이를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공단과 최대한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입주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사를 중단한 시공단에 대해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는 초강수 대응에 나섰으나 최근 들어서는 공사비 검증을 통해 증액분을 인정해줄 수 있다면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그러면서 종전 계약을 해지하고 현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창호 등 마감재 변경, 공사비 증액 등 계약을 새로 체결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중재안에 조합이 요구한 주요 사안이 담긴 만큼 적극적인 셈이다.
반면 시공단은 시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합과의 법적 공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이미 계약이 완료된 마감재 변경이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조합이 제기한 계약무효소송과 조합총회 결의 취소가 선행되지 않은 만큼 중재안을 논의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서울시의 중재안을 검토 중이며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둔촌주공 사태가 초장기전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운영실태 합동점검을 했지만 점검에서 한 측의 귀책사유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민간계약을 강제적으로 조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강동구청은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3일까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운영 실태 전반에 대한 합동점검을 진행 중이다.
시공단은 이달부터 진행하려고 했던 공사현장 크레인 철거를 합동점검 완료 이후까지 연기했지만 점검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될 경우 타워크레인 철거를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합동점검 결과 문제점이 발생될 경우 현 집행부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집행부 교체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양측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공사중단 사태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