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재 속…對美 통상외교 첫발 내디딘 최태원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워싱턴DC 방문
출국 전 최상목 대행과 만찬 회동 가져
최상목 "협력 기회 발굴해 달라" 당부
국정 리더십 공백 속 대미 외교 선봉에
‘무역전쟁’ 대비…관세 예외 집중 설득
  • 등록 2025-02-16 오후 8:14:05

    수정 2025-02-16 오후 10:07:56

[이데일리 김은경 김인경 기자] ‘트럼프 스톰’이 재계를 덮친 가운데 민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으로 향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지금은 계엄·탄핵 정국으로 국가 리더십 부재 사태를 겪으면서 대미(對美) 정상외교 공백도 길어진 상태다. 민간 경제사절단 선봉에 선 최태원 회장이 미국 내 정치·경제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글로벌 무역전쟁이 국내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배경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번 면담은 최 회장의 방미 일정 직전 이뤄진 것이다. 최상목 대행은 이 자리에서 “변화 속에는 언제나 기회가 숨어 있으므로 이번 방문을 통해 그간의 대미 투자 성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미 신정부와 협력해 나갈 기회를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주를 ‘외교통상 슈퍼 위크’로 설정하고 미국 신정부와 유대관계 구축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전시 부스에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SK그룹)
외교장관 회의서 ‘관세 논의’ 한계…민간 역할 커져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융단폭격이 현실화하고 있으나 최 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 등 정상외교는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날 트럼프 2기 들어 처음으로 한미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 고위급 소통을 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에 의한 해결 의지를 밝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관계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만 답했다. 관세 문제는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은 백악관이 주도하는 가운데 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주무부처이다 보니 외교장관들이 구체적으로 대화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재계를 대표해 미국 출장길에 나선 최 회장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진 셈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19~20일(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민간 경제사절단과 대미 통상외교 첫발을 내디딘다. 이번 사절단에는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조선·에너지·플랫폼 등 한미 경제협력 핵심 산업 대표들이 대거 참여한다.

사절단은 먼저 19일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의회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한미 비즈니스 나이트’ 갈라 디너를 연다. 이 자리에는 미국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입법·정책 연구의 중심지다. 이튿날인 20일에는 미국 백악관 및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에 나선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경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제안하며 관세 예외 지정 필요성 등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호프 호텔 인근의 코메르츠방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한미일 오피니언 리더 한 자리에…‘TPD’ 주도

이후 최 회장은 21∼22일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다. TPD는 최 회장이 이사장인 최종현학술원이 2021년부터 여는 행사다. 한미일 3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태평양과 동북아 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 주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2기 관세 전쟁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거 이 행사에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일본대사 등이 참여했던 만큼 올해도 유력 인사가 대거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무역전쟁 속 새로운 수출활로를 찾기 위해 글로벌 경영 보폭도 넓히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SK 경영진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권력 서열 1위’로 꼽히는 또 럼 당서기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에너지 분야 협력과 양국 우호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관련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럼 당서기장은 “베트남과 한국 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은 항상 베트남에 대한 투자와 무역 등에서 선도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베트남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한국의 3번째 교역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로 현재 8800여개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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