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번 면담은 최 회장의 방미 일정 직전 이뤄진 것이다. 최상목 대행은 이 자리에서 “변화 속에는 언제나 기회가 숨어 있으므로 이번 방문을 통해 그간의 대미 투자 성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미 신정부와 협력해 나갈 기회를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주를 ‘외교통상 슈퍼 위크’로 설정하고 미국 신정부와 유대관계 구축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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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융단폭격이 현실화하고 있으나 최 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 등 정상외교는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날 트럼프 2기 들어 처음으로 한미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 고위급 소통을 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에 의한 해결 의지를 밝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관계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만 답했다. 관세 문제는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은 백악관이 주도하는 가운데 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주무부처이다 보니 외교장관들이 구체적으로 대화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절단은 먼저 19일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의회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한미 비즈니스 나이트’ 갈라 디너를 연다. 이 자리에는 미국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입법·정책 연구의 중심지다. 이튿날인 20일에는 미국 백악관 및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에 나선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경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제안하며 관세 예외 지정 필요성 등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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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 행사에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일본대사 등이 참여했던 만큼 올해도 유력 인사가 대거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무역전쟁 속 새로운 수출활로를 찾기 위해 글로벌 경영 보폭도 넓히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SK 경영진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권력 서열 1위’로 꼽히는 또 럼 당서기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에너지 분야 협력과 양국 우호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관련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럼 당서기장은 “베트남과 한국 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은 항상 베트남에 대한 투자와 무역 등에서 선도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베트남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한국의 3번째 교역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로 현재 8800여개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