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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감격시대’ 현장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통장에 돈이 입금됐는지 확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촌각을 다툴 만큼 촬영 일정이 바삐 돌아가는 가운데, 하루도 아닌 1분, 1초의 시한까지 따져갈 만큼 이들이 출연료 지급에 민감한 건 왜일까. 지금 ‘감격시대’의 상황은 돈을 잃었음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까지 잃어버린 형국인 듯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제작사 측은 “오후 4시가 기한이었던 은행 업무가 종료되면서 조금 늦어졌다”며 “오후 7시까지 입금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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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는 13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빛좋은 개살구일 거란 우려를 씻고, ‘감격시대’는 그에 걸맞는 퀄리티를 화면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속앓이는 깊었던 모양이다. ‘감격시대’에 출연한 한강예술 측 보조출연자들은 1억 800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다. 당시 ‘감격시대’ 제작사와 KBS 측은 돈이 없어 주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12월과 1월 촬영 분량에 대해서는 앞서 출연료를 정산했던 9~11월과 기준이 달라 그 부분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합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보조출연자의 임금은 아직 지불되지 않았다. 여기에 한연노 소속 배우들의 출연료, 스태프 출연료도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드러났다.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감격시대’는 제작사가 한번 바뀌었고, 앞서 김현중이란 스타로 해외에 판권을 선판매한 것에 대한 돈도 그 과정에서 공중분해된 게 아니냐”며 “버젯이 큰 작품에선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구고 있을 수 밖에 없고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탓에 제대로 돌아가야 할 곳에 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일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태프의 출연료와 관련해서도 계약 조건이 때때로 다르지만 ‘감격시대’는 방송사가 제작사에 선지급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면서 “그렇다면 제작사가 이미 스태프에게 줄 돈을 받았다는 것인데 못 준다하면, 없어서 그렇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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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제작사의 사람 관리이다.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부분은 어느 현장에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분명 일어나선 안 될 문제이지만 드라마, 영화 촬영 현장에서 흔히 봐온 갈등이다. 이 또한 작품이 모두 마무리가 된 후에야 알려지는 게 대부분. 한창 방송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작품의 이미지에 직격탄을 날릴 논란 거리가 세간에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현장에서의 스태프 관리, 배우들 챙기기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작품 외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여러번 있었고, 작품이 방송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상황이다”며 “그럴 수록 화합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해왔는데 모두들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제작사는 “촬영 거부는 아니고 촬영 중 휴식시간이었는데 입금 지연과 더불어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바라봤다.
‘감격시대’는 경쟁작인 SBS ‘쓰리데이즈’, MBC ‘앙큼한 돌싱녀’를 상대로 수목극 1위를 이어가고 있다. 18,19일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이 작품에만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내홍을 깨끗히 씻어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