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7년 전과 달리 대중문화예술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대중문화인들의 처우와 대우가 따라야 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설립’ 추진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과 만나 “명예의전당 설립은 17년 전에도 이야기를 꺼냈지만, 진도가 안 나갔다. 대중문화의 가치와 위상이 달라진 만큼 지금을 또 놓치면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명예의 전당의 재추진 배경을 밝혔다.
 | 배우 유동근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추진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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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은 대중문화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념의 공간이자, 자료 보관(아카이브), 교육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유 장관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문체부 장관 당시 전당 건립 추진을 약속했지만,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문체부 수장에 오른 그는 지난해 7월 명예의전당 건립의 재추진 의사를 밝혀왔다.
유 장관은 “한류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 분야에서 평생을 지낸 선생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 지금부터 기록하고 잘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세대이자 많은 대중문화인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이 자리가) 첫 시작인데, 감개무량하다”며 전당 설립 의지를 재확인했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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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인 대중문화예술인들도 ‘대중문화예술 명예의전당’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명예의전당 민간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배우 유동근은 “과거에 노래 부르는 사람을 풍각쟁이라고 했다, 우리 세대는 딴따라라고 불렸다. 그 시절 홀대를 딛고 오늘날 모두가 꿈꾸는 하나의 직업군이 됐다”며 “대중문화예술인들을 기억할 수 있고 예우할 수 있는 공간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명예의 전당은 대중예술인들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동근은 “한국의 대중문화예술 역사가 100년이나 됐지만 그 역사의 발자취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인프라)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명예의전당 설립) 요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책임도 따라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다 함께 명예의전당 추진에 나서 대중문화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진은 “전당 설립이 단순히 구호나 생각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보석은 “명예의 전당이 만들어진다면 대중문화인의 자부심이 더 탄탄해져 한류 부흥을 이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유동근, 가수 남진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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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추진과 관련해 약 6개월간 매월 1회씩 세미나를 열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첫 세미나에서는 유인촌 장관을 비롯해 가수 남진과 박명성 신시컴퍼니 총감독, 설도윤 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배우 정보석·신현준·정준호 등이 참석해 전당 설립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가졌다.
채지영 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왜, 지금 명예의 전당인가’를 주제로 당위성을 설명했다. 채지영 위원은 “대중문화는 한류를 확산하고 가치를 창출한다. 또 빠른 성장 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며 “K콘텐츠는 뷰티, 의료, 음식 등 타 산업을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특히 국가 브랜드 향상을 견인해왔다”고 말했다. 채 위원은 이어 “위상에 비해 부족한 대중문화예술 인식 및 인프라를 키워야 한다. 랜드마크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연기자 14명, 가수 4명, 희극인 3명, 성우 3명, 뮤지컬 관계자 3명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중예술인 27명으로 꾸려진 명예의전당 민간 추진위원회에는 배우 신영균·유동근·정보석·최수종·신현준·정준호·이영애·이병헌·이정재·김희선·김태희·윤태영, 가수 남진·권인하·비(정지훈)·김태우, 성우 장광, 희극인 이경규·신동엽·탁재훈, 뮤지컬 감독 박명성·설도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자료=문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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