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청주시 한 복합쇼핑몰에 인공지능(AI) 청소 로봇이 공식 미화원으로 배치됐다. 청소 로봇이 회사의 정식 인력관리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로봇이 인사제도에 편입된 국내 첫 사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이 사업장은 한 달간 인턴사원으로 로봇에 청소 업무를 맡긴 뒤 성과 평가를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정식 채용을 하면 월급(이용료)은 제작회사에 지급한다.
이 로봇이 주목되는 것은 로봇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근무자’, 더 적극적으로는 ‘근로자’로서 역할을 하고 성과도 평가받기 때문이다. 수많은 종류의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와 로봇은 산업현장을 넘어 생활 주변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자동화 및 편리 도구에서 이제 조직 구성원으로 한 단계 발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청소 로봇은 고객이 가장 많이 오가는 1층과 3층을 맡아 고감도 센서로 바닥 오염도를 실시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청소 강도와 주기를 조정하니 사람보다 업무 효율이 나을 것이다. 물 보충과 배수, 걸레 씻기와 건조 등 전 과정이 무인 처리되니 야간에도 업무 유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내장객과 충돌이나 회사 조직원과 갈등도 생길 게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 달 인턴 기간에 회사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정규 직원으로 채용할지 자못 관심사다. 제작사가 이 로봇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했을 때 7시간 근무를 통해 청결 유지율을 27% 향상했고, 청소 관련 고객 민원은 53% 줄였다고 하지만 ‘정직원’으로 채용에는 다른 고려요인이 뒤따를 수 있다.
효율성과 인사관리에서는 의미 있는 진보이고 발전이지만 그늘도 있다. 당장 미화원 고용이 그만큼 줄어든다. 한국적 노사문화까지 종합적으로 보면 노무관리에 장점이 더 클 수 있다.
어떻든 사회 전체로 로봇화 AI화가 단기적으로는 인간 일자리를 줄이는 게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정보기술(IT) 업계의 정리해고 인력이 최대 8만 명에 달했다. 영업직 행정직은 물론 개발자와 엔지니어까지 예외지대는 없다. 이제 이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무작정 로봇을 막을 게 아니라 새 일자리 창출 노력을 더 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