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5조 추가투입..효과 과대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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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엔저 대응방안 '혹평'..규제완화·통화정책 필요
  • 등록 2014-10-09 오후 5:00:00

    수정 2014-10-09 오후 5:00:00

[이데일리 하지나 김상윤 기자] 5조원 이상의 정책 자금을 연내 추가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경기 보완대책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실을 직시했다’며,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거나 기대보다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효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특히 엔저(엔화 약세) 대응 방안에 대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혹평이 잇따랐다.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통화정책 등이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5조 효과 과대포장했다”

정부는 지난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 ‘41조원+α’의 정책 패키지중 연내 집행 규모 26조원을 31조원으로 확대하고, 대(對) 일본 수출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향’, ‘엔저 대응과 활용 방안’ 등을 확정·발표했다. 이를 통해 분기당 성장률을 0.1∼0.2%포인트 가량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이에 대해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그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5조원 가량의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써야할 지 제대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부가 문제의 본질이 아닌 변죽만 울리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건드려야 하는데, 결국 투자활성화라는 실효성은 낮지만 쉬운 방법을 택했다”고 언급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부가 심리 개선을 위해 5조원에 대한 효과를 과대포장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공기관이 경영정상화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부채감소를 통한 투자확대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시내 면세점 확대도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속적인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활성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성향이 높은 소득주도층에 재정 지출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재정부담 느는 정부 지출확대보다는 규제 완화를

전문가들은 국가재정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정부 지출보다는 규제 완화가 투자활성화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교수는 “정부 지출이 무한히 쏠 수 있는 화살이 아니다”면서 “실질 금리가 0% 수준으로 기업이 고금리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도 “기업은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때 돈을 빌려 공장을 짓는다”면서 “통상임금 등에 대한 부담, 각종 규제가 기업 투자를 막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엔저대책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엔저 현상이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파생물이기 때문이다. 변양규 실장은 “지난 2년간 엔저 현상이 세 번 발생했지만 일본은 수출 단가를 한 번 떨어뜨렸다”면서 “일본이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면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엔저대책으로 일부 미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 우리의 통화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대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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