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격동50년)(28)공개붐 과열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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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4-12-14 오후 12:20:20

    수정 2004-12-14 오후 12:20:20

[edaily]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고 했던가. 지나치게 뜨거워진 열기는 또 한번 커다란 부작용의 상처를 남긴다. 사실 골드러시는 인간 본래의 탐욕에서 비롯되는 어쩔 수 없는 속성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증권시장에서 그런 투기와 일확천금의 기회를 만들어 주면 그 열기는 단시일에 지나치게 뜨거워진다. 60년대 그야말로 불모의 사막지대에서도 증권파동이 났는데 새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공모주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러니 공모주 배정을 받기 위해 야단법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엔 선착순으로 청약을 받는다고 했다. 으레 시작할 땐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그렇게들 한다. 그런데 인기가 급상승하자 선착순에 따라 통행금지 해제의 사이렌이 울리자 마자 근처 여관이나 다방에서 눈을 붙였던 청약희망자들이 순식간에 뛰어나와 줄을 선다. 그 줄은 청약창구가 있는 명동의 거리를 온통 휘감아 거대한 장사진을 이루곤 했다. 돈 많은 투자자들은 새벽부터 고생하자니 너무 힘들고 남볼까 창피하기도 해서 일꾼을 사서 대신 줄을 서도록 한다. 그들 임시 고용인들은 청약티켓을 받아 이를 원투자자에게 가져와서 약간의 일당을 받고 넘긴다. 선착순 배정이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문제가 되자 아예 청약분을 모두 받아 그 비율대로 공평하게 배정해주기로 방법을 바꾼다. 그렇게 되자 많은 투자자들은 아예 청약을 부풀려 많이 해서 배정분을 많이 확보하게 된다. 역시 돈놓고 돈먹기 식이 된다. 또 그래서 이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1인당 청약주수를 제한하는 편법도 동원하고, 또 그렇게 되자 거액투자자는 많은 사람을 동원해서 분산청약을 해서 그 배정분을 수집하게 된다. 주식공모는 처음 투자개발공사가 개발한 것이나 증권회사들도 옆에서 보고 있다가 괜챦은 사업이다 싶으니깐 모두 앞다퉈 자격을 갖추고 뛰어들게 되는데 여기에서 과열과 부작용이 에스컬레이트 되면서 부실을 쌓아가게 된다. 증권회사들은 공개유치를 위해서 대상이 될만하던 아니던 따질 것 없이 기업이라면 모두 공개주선을 하겠다고 별별 수단을 동원해서 유치 쟁탈전을 벌인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의 공모주선이 제대로 될 리 만무다. 당해기업의 분석도 대충대충 끝내고 부실기업도 적격기업으로 평가를 내려 신주발행가격도 높이 책정한다. 공모주식을 청약금액에 따라 일정비율로 배정해주는 제도변경이 있게되자 공개주선 회사인 증권회사는 배정비율을 낮춰 많은 단수주가 나오게 산출해서 공모 신주를 빼낸다. 말하자면 청약율에 의해 주식을 나누다 보면 소수점 이하의 주식이 나오게 되는데 그것을 합쳐 보면 적잖은 수량이 된다. 증권사는 이를 악용, 아예 배분비율을 낮춰 청약자에게 배정하고 남은 잔량을 크게 부풀린다. 이것을 일본어 "기릿바시"로 불렀는데 이는 옷감을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바로 청약배정 후 남는 주식이 자투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자투리가 어른 옷 한벌 하고 남은 어린아이 기저귀도 못할 조각이어야 정상인데 아이 옷 한벌 할만큼 됐다는 것이다. 공개주선회사인 증권사는 이 자투리를 가지고 일부 회사의 경우 임원과 담당직원들 끼리 나눠가져 거액의 이득을 취했다. 또 이것으로 공개기업의 담당자에게 공개를 맡게 해줘서 고맙다고 사례하고 또 이것으로 높은 곳에 상납까지 하려고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업공개 열풍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부작용을 낳으면서 증시에 불공정, 불건전한 거래양태를 확대시켰다. 그런 과열과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당장에 불거져 나오지 않은 것은 그 후 경제 전체의 과열 양상 때문에 덮어져 있었기 때문이고 결국 그것은 한참 이후 증시 부실화의 원인이 된 것이다. 늘 얘기하지만 투기는 생태적인 것인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만들려 하면 과열 악성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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