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50억 달러(약 7조1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파벳의 마지막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20년으로, 당시 100억 달러(약 14조3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 사람들이 구글 로고 옆을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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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회사채는 만기에 따라 네 종류로 나누어 발행했다. 가장 장기물인 15억 달러(약 2조1500억원) 규모의 40년 만기 채권은 미 국채 대비 7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익률로 책정됐다. 이는 처음에 제시된 가격(최대 105bp)보다 낮아진 수치다.
지난달 말 기준 알파벳은 950억 달러(약 136조 5340억원) 이상의 현금 및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서 향후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우리는 경쟁사들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알파벳은 이르면 29일 유럽에서 첫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소식통은 알파벳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은 최대 5개 부분으로 나눠 진행될 수 있으며, 만기는 최대 29년까지 설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비금융 기업이 유럽에서 발행한 채권 중 만기가 가장 긴 회사채는 지난 2월 존슨앤드존슨이 발행한 10억 유로(약 1조 64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채권이라고 짚었다. 그 이후 유럽에서는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장기물 회사채 발행이 거의 중단됐다.
한편 이날 하루 동안 알파벳을 포함해 총 15개 기업이 180억 달러(약 25조원) 이상의 달러 표시 고등급 채권이 발행됐다. 치약과 주방 세제 등을 제조하는 프록터 앤 갬블, 주택건설업체 디알 호튼 등 다른 기업들도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3월 이후 일일 기준 최대 규모로,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시장 혼란 이후 채권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지난 3월 24일 하루 회사채 총 발행 금액은 241억 5000만 달러(약 34조 7000억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고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지난 3일 5.06%에서 11일에는 5.55%로 급등했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2주 동안 수익률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 25일에는 평균 5.21%까지 내려왔다.
이번 주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350억 달러(약 50조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주 250억 달러(약 35조 9300억원), 이달 초 60억 달러(약 8조 6232억원)와 대조를 이룬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