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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051900)과 손잡고 지난 4월 출시한 스킨케어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도 마찬가지다. 전 제품 가격을 4950원으로 맞춰 ‘다이소급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장을 최소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통해 마케팅 비용까지 절감했다. 그 결과 출시 두 달 만에 3만 2000개 이상 팔렸고, 이마트 전체 스킨케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롯데마트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이 전략을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1000원짜리 PB(자체브랜드) 두부와 콩나물은 처음부터 ‘천원 상품’을 목표로 잡은 뒤, 협력업체에 일정 물량을 대량 매입하는 조건으로 원가를 낮췄다. 이 상품은 해당 카테고리에서 상위 5위권 판매량을 기록하며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 업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는 880원 육개장, 990원 과자류, 2900원 10입 캡슐커피 등 PB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가격파괴에 나섰다. CU 관계자는 “가격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자체 마진과 마케팅비까지 최소화했다”며 “초저가 상품군은 소비자 유입에 효과적이라 향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사가 가격 및 상품 기획을 도맡는 흐름은 단순 할인 경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제조업체가 원가와 수익을 고려해 가격을 정하고, 유통은 이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PB 등을 통해 유통사가 매장 데이터와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팔릴 가격을 먼저 제시하고, 제조 파트너에게 그 가격에 맞는 상품을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물론 가격 선기획 확산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유입과 판촉 효과가 있지만, 제조사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압박이나 품질 저하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유통사의 가격 주도권 확대가 협력사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재료나 공정을 축소하는 일이 반복되면, 결국 상품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유통채널이 가격을 쥐고 구조를 주도하는 흐름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구조가 협력사의 수익성 악화나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경우, 유통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사의 자기 조정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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