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두려움에 떨어"…아들 가두려 집에 '감방' 설치한 태국 母

태국 64세 여성, 마약 중독 아들 철창에 가둬
당국 "재발 거치면서 갈수록 공격적·예측 불가능해져"
  • 등록 2024-11-11 오전 9:36:34

    수정 2024-11-11 오전 9:48:53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태국에서 마약 중독자인 아들을 막기 위해 집에 철창으로 감방을 설치한 어머니가 적발됐다.

마약에 중독된 아들을 가두기 위해 집에 철창을 설치한 어머니.(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태국 동부 부리람주에서 64세 여성 A씨가 마약에 중독된 42세 아들을 가두기 위해 집에 철창으로 감방을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들이 최근 재활 과정을 거치고 풀려나자 자신과 이웃에 피해를 줄까 두려워서 업체를 시켜 집에 감방을 만들었다고 당국에 밝혔다.

A씨는 “20년간 나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어머니 행동이 불법이고 인권 침해이지만, 아들이 수십 년간 중독·재활·재발을 반복하면서 그의 행동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아들에 대해 신경정신과 병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평가할 방침이다.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정되면 1년 이상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일 국가 마약 예방·통제·문제 해결 위원회 회의를 소집한 타위 섯성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해 “단순한 마약 밀매범 단속 이상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에서는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에 의해 방치된 3살 남자아이가 고속도로에서 걸어가는 것이 목격돼 경찰에 의해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아이는 발견 당시 약 15km 떨어진 할머니 집으로 걸어가는 중 목격자의 신고로 구조됐다.

조사 결과 아이 어머니는 마약 중독 때문에 아이를 종종 방치해 굶주리게 하고 이웃과 사찰에서 음식을 구걸하게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미얀마·라오스와 국경 지역에 있는 세계적 마약 생산지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약류 등으로 인해 심각한 마약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 5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표한 합성 마약 관련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동아시아에서 압수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규모는 역대 최대인 190t을 기록했다. 이 중 많은 부분은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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