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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양자통신위성을 발사시켜 ‘양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판젠웨이 중국과학기술대학(USTC) 연구팀이 발표한 조충지 3.0은 윌로우와 똑같은 105큐비트로 구성돼 있다. 특히 조충지3.0은 83개 큐비트와 32개 사이클을 사용해 랜덤 회로 샘플링 작업을 수행해 수백 초만에 100만개의 샘플을 완료하는 등 빠른 처리속도를 보였다. 양자우월성을 처음으로 달성한 구글의 시커모어보다 더 뛰어난 성적표다. 또 연구팀은 현존하는 가장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소속)로는 64억년이 걸리는 계산을 조충지 3.0이 몇 초 만에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조충지3.0은 윌로우가 세상을 놀라게 한 오류 수정 기술까지 구현하진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수개월 내 유사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윌로우가 구현한 ‘거리-7 서피스코드’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로선 미국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중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열위를 극복하기 위한 중국의 추격은 이처럼 거세다. 중국으로서는 양자 컴퓨팅을 통한 컴퓨팅 능력의 ‘퀀텀 점프’가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규제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팅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암호학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누가 먼저 우수한 양자컴퓨팅 성능을 확보하느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주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에 대응해 중국은 양자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데 필수적인 부품의 의존도를 점점 줄이고 있다. 보스팅컨설팅그룹의 장-프라수아 보비에는 이코노미스트지에 “중국 기업들의 제조 기술 향상으로 인해 서구 부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에 있는 정보해석호사 벨류넥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집계한 양자컴퓨터의 국가별 특허건수는 3217건으로, 미국(2740건)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5년 내 상용 양자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우는 등 양자 전쟁은 본격적인 상용화 국면으로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이스엑스(X)는 우주선에 양자 알고리즘을 내장해 착륙과 이륙같은 중요한 순간 좀 더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중국 역시 지난해 오리진 오공을 만든 오리진 퀀텀(본원양자과기)과 벙부(蚌埠) 의과대학이 양자컴퓨팅 및 데이터 기관 의료 연구기관을 중국 최초로 설립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