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성향은 종교적 신앙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한 번 정한 믿음이나 신념을 웬만해서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그런데 왜 이런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답은 분명하다.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 성향 유권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보수층의 실망감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2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에 그친다.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고, 선거 참패 예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기본 역할과 존재 이유는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는 여대야소 국면이다.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고작 필리버스터 따위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에서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데 선거가 100일도 안 남은 지금 국민의힘에는 승리를 위한 어떤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당내 갈등 같은 부정적 이슈만 부각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여당이 청와대, 국회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모두 손에 쥐게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장 대표의 정치적 신념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그의 발언에 동조하는 국민도 더러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안팎에선 장 대표가 이미 지방선거를 포기했고, 이후에 있을 당권 투쟁을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한다고 본다. 전당대회에서 극성 당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 위해 윤 어게인과 절연하지 못하고 강성 발언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야당 대표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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