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6일(현지시간) 중동 첫 해외 순방에 나서는 가운데 12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미국계 생존 인질을 석방했다.
 |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미국·이스라엘 이중 국적자로 인질이었던 에단 알렉산더의 얼굴이 담긴 팻말을 들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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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국제적십자사(ICRC)로부터 에단 알렉산더(21)를 인계 받았다고 밝혔다. 알렉산더는 이스라엘 공군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가족들과 재회했다.
알렉산더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미국계 인질이었다. 이스라엘 채널 12 등 현지 언론들은 그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했다. 그는 하마스 지하 터널의 철장에 갇혀 손과 발이 묶인 채 제대로 먹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따라 올초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한 지 약 석달 만에 처음이다. 지난 3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이 종료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카다르 도하에서 미국과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인 하마스가 트럼트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의의 제스처로 알렉산더를 석방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나 인질 석방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해 작전 일시 중단을 발표한 후 가자지구에서는 한때 군사 작전이 멈췄다. 하지만 인질 인도 이후 가자 동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탱크의 포격이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마스가 장악한 현지 보건 당국에 따르면 튀파 지역의 실향민들이 머무는 학교에 포탄이 떨어져 여성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는 양측이 더 광범위한 휴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알렉산더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에서 자란 이스라엘계 미국인 이중국적자로, 고등학교 졸업 후 군 복무를 위해 이스라엘를 찾았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할 당시 알렉산더는 군 초소에서 하마스에 납치를 당했다.
하마스는 당시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했다. 이후 두 차례 휴전 성사 등을 통해 인질 상당수가 풀려났으나 아직 58명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고 이중 수십 명이 이미 사망해 20명이 살아 남은 것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렉산더의 석방을 알리면서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