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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3년 9월 24일 서울 동작구의 한 승용차 안에서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 0.5g을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으로 착각하고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케타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케타민 투약 미수에 그쳤다. 한씨는 이와 함께 케타민 매수,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47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마약류관리법상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범죄사실은 마약류 투약 미수와 매수뿐이고, 투약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으므로 이수명령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2심 판단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1항은 범죄 구성요건이 아니라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의 대상으로서 마약류사범을 독자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법원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다는 고의로 실행에 착수했으나 대상의 착오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해 불능미수가 성립하는 경우, 그 불능미수범은 마약류의 중독성으로 인한 재범 가능성을 고려한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의 필요성 측면에서 기수범과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케타민을 투약한다는 고의로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를 투약한 사람은 마약류관리법상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의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대법원은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마약류의 중독성으로 인해 재범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치료 및 교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데 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마약류 투약 미수범이라도 실제로 다른 마약류를 투약한 경우 재활교육 대상이 된다는 법리가 확립됐다. 이는 마약류관리법상 수강명령과 이수명령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