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네이버의 AI 전략은 데이터 안보가 중요한 산업, 공공, 국방 분야에서는 자체 LLM을 활용하고, 서비스 성능과 효율성이 중요한 일부 서비스에는 여러 LLM을 혼합해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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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네이버에 따르면, 딥시크 쇼크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새로운 AI 전략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이번 달 중 업데이트하고, 연내 보이스, 이미지, 비디오 등 멀티모델 관련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단24’ 컨퍼런스에서 음성 모델 테스트를 시연하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실적 발표회에서 “경쟁사들이 무제한적으로 AI 성능을 확장하는 반면,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 능력과 속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데이터 학습방법론을 고도화하여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네이버의 AI 전략이 글로벌 빅테크나 오픈소스 LLM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로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3년 설립된 딥시크가 오픈AI나 메타 등 선두 빅테크보다 적은 규모로 투자하면서 유사한 AI 성능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AI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가 예상보다 빨리 대중화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오픈AI와 제휴하여 AI 앱 ‘카나나’를 준비 중이고, SK텔레콤은 ‘에이닷’ 서비스를 통해 오픈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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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와 함께 AI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중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의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회의’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네이버는 LLM 모델을 만들고 튜닝한 뒤 서빙까지 우리 클라우드를 통해 진행해 왔다”며, “딥시크 이후 AI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제조, 법률, 의료 등 분야에서 더 빨리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쟁에서 차별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모델뿐만 아니라 경량화 기술력도 확보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며, “하나의 모델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기술을 아우를 수 있는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래프레디(GraphReady) △유저 인사이트(UserInsight) △오토 브라우징(AutoBrowsing) 등 지식 데이터 처리 고도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그래프레디는 주요 개념 간 관계를 구조적으로 표현한 그래프형 데이터베이스로, AI가 다양한 주제를 지식 그래프 형태로 요약해 질문에 신뢰도 높은 답변을 생성한다. 유저 인사이트는 AI가 사용자 행동을 분석해 필요한 질문이나 정보를 추론하는 기술이며, 오토 브라우징은 사용자를 대신해 자동으로 정보를 취합하는 AI다. 이들 기술은 기업들이 AI를 활용할 때 데이터에 대한 특별한 이해가 없어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