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필리핀 축제에 SUV 돌진…“사상자 다수”

경찰관들이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라푸라푸 데이 블록 파티에서 차량이 군중 속으로 돌진한 현장에 있다. 벤쿠버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로 여러 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거리 축제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진해 다수가 사망하거나 다쳤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필리핀의 영웅인 라푸라푸의 업적을 기념하는 ‘라푸라푸 데이 블록 파티’로 30대 남성이 탄 검은색 SUV가 군중 속으로 돌진했다. 가해 차량을 몰았던 운전자는 도주하려고 했으나 축제 참가자들에 의해 체포됐다.

축제는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됐으며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수천 명의 군중들이 몰려 있는 상태였다. 캐나다 매체 더글로브앤드메일은 목격자 진술을 인용, 길가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고 전했다.

벤쿠버 경찰이 정확한 사상자 숫자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진 것으로 보였다. 용의자는 이미 범죄 이력이 있는 인물로 보인다.

범행 동기에 대한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AFP 통신은 이번 사건이 2021년 온타리오주 런던시에서 보도로 트럭을 몰아 무슬림 일가족 4명을 살해한 범인 너새니얼 벨트먼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지 1년 만에 벌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벤쿠버 경찰은 이 사건이 테러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전했다. 아울러 대중들에게 온라인상으로 영상을 공유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27일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은 잇달아 애도를 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소셜플랫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사망자와 부상자의 유가족, 필리핀계 캐나다인 공동체, 그리고 벤쿠버의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도 엑스에 “필리핀 사회와 이 무분별한 공격의 표적이 된 모든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더 자세한 소식을 기다리며 현장에 있는 응급 구조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