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중국 딥시크 등장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적지출(Capex) 감소 우려에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았지만, 올해 미국의 주요 빅테크 투자 확대 기조가 지속하며 관련 리스크가 해소돼 국내 증시가 3월부터 강세장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수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자본 지출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매출 가이던스 상향폭이 50억달러 이상이면 성장 궤도 안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의 2025년 자본적지출 가이던스는 2024년 실적보다 38~40% 높다”며 “빅테크가 공격적으로 자본적 지출을 늘리는 건 AI에서 점유율을 잃을 수 없기 때문으로, 빅테크가 얻어야 할 건 가성비가 아니라 기술적 우위를 통한 시장 지배력”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을 고려하면 딥시크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했던 우려가 해소돼 코스피가 강세장을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3월부터 강세장을 예상한다”며 “강세장은 실적 기대가 상향되거나 유동성이 보강돼야 하는데, 둘 다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우려도 환율 상승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 원·달러 환율은 1330원대였고 지금은 1440원대여서 10%의 보편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환율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코스피가 2021년 이후 3년여 만에 3000선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연착륙할 때 전 세계 주식시장을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다. 수출, 제조업, 중간재의 비중이 높은 주식시장의 성격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부근이 바닥이고, 올해 예상이익 기준 10.1배여서 이제 막 밸류에이션 바닥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유동성도 보강되고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은 시클리컬을 중심으로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