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선은 서강일 전북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의 발언이었다. 서 회장은 KBS 인터뷰에서 K축구혁신위원회에 참여한 박지성과 이영표를 겨냥해 “인생을 얼마나 살았고 법과 사회를 얼마나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비판만 하지 말고 직접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라는 주장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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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운영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인식이다. 선수 출신이라는 이유로 개혁을 논할 자격 자체를 부정하는 순간 논쟁은 세대와 권력의 싸움으로 바뀐다. “그들이 뭘 아느냐”는 말에는 축구 행정에 오래 몸담은 기득권 세력만이 협회를 운영할 수 있다는 폐쇄적 인식이 깔려 있다.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과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 등 일부 지역 협회장도 행정 공백 최소화와 정 전 회장의 공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의 주장이 잇달아 나오면서 정 전 회장의 퇴진으로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기존 기득권 세력의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는 모양새다.
개혁 진영은 현행 구조에서 선거를 다시 치르면 얼굴만 바뀔 뿐 권력 구조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고 본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서 회장의 발언을 두고 “정몽규 회장 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시·도협회부터 중앙 수뇌부까지 이어지는 축구 행정 전반의 인식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세상은 변했지만 협회를 이끄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정 전 회장은 떠났지만 그를 떠받쳤던 구조는 남아 있다. “박지성이 뭘 아느냐”는 발언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기득권 세력의 현실을 모르는 한 마디가 축구계 개혁의 필요성을 더 강조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번 충돌의 본질은 정 전 회장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한국 축구가 바꿔야 것은 회장 한 명의 이름이 아니다. 기존 축구 행정 세력만이 전문성과 자격을 갖췄다고 볼 것인지, 선수와 팬을 비롯한 새로운 주체에게 권한을 나눌 것인지의 싸움이다. 한국 축구의 진짜 개혁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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