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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이 된 건 지난 15일 저녁 아테네 중심부의 자페이온 홀 상공에서 진행된 아디다스의 화려한 드론쇼다.
아디다스는 아크로폴리스 상공에서 브랜드를 광고하는 드론쇼를 펼쳤는데 당시 촬영 각도와 원근법 탓에 드론으로 형상화된 아디다스 운동화가 마치 아크로폴리스를 밟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이러한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그리스 현지에서는 “문화유산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파르테논 신전, 디오니소스 극장 등 고대 그리스 유적이 모여 있는 언덕인 아크로폴리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적인 명소다.
그리스 문화부 또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전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당 드론쇼는 국가법을 위반해 상업적 목적으로 아크로폴리스를 이용한 것”이라며 “문화부의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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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실제로 드론 팀이 자페이온 홀 인근 상공 200㎡ 사용을 위해 380유로(약 60만 원)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정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불과 몇 주 전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아크로폴리스 촬영 허가를 구하자, 문화부는 거절한 바 있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이중잣대를 일삼는 문화부의 역할과 책임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민들은 SNS에 “란티모스 감독은 안되고, 아디다스는 되는 것이냐”며 “예술엔 안 되지만, 자본엔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